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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음료’ 어린이에 충격적, 왜?
뉴스종합| 2012-05-03 15:18
[헤럴드경제=박혜림 인턴기자]짱구, 로보카 폴리 등 ‘어린이들의 친구’인 캐릭터들을 내세운 음료가 치아손상과 비만, 심지어 상온에서 4시간 이상 두면 배탈과 설사까지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대형할인점에서 판매하는 어린이 음료 17개 제품의 pH(산도)와 당 함량, 세균증식 등을 조사한 결과, 어린이 음료가 일반 음료보다 건강에 좋을 것이라는 학부모들의 막연한 믿음과는 달리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3일 한국형 컨슈머리포트인 스마트컨슈머 사이트를 통해 밝혔다.

특히 산도 측정에서 모든 제품의 pH가 낮아 치아손상이나 충치 발생 우려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고 이들 제품 모두 콜라ㆍ사이다 등 탄산음료(pH 2.4~3.3)와 유사한 수준인 pH 2.7~3.8로 측정됐다. 산도가 pH 5.5 이하 상태로 지속되면 치아 보호막인 에나멜 층이 손상돼 충치가 발생하기 쉽다.

뿐만 아니라 당분 함량에도 문제가 많았다.

설탕, 과당과 같은 당을 주성분으로 하는 17종의 음료 가운데 상당수는 감미료 등을 첨가해 단맛을 강화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코카·콜라음료(주) 쿠우오렌지 38g ▲(주)농심 카프리썬 오렌지맛 23g ▲(주)상일 유기농아망오렌지21g ▲조아제약(주) 튼튼짱구 20g 등 4개 제품은 병당 당 함량이 17g을 초과해 어린이 비만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또 마시고 남은 음료를 상온에서 4시간 이상 보관 시에는 변질돼 배탈이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이번에 수거된 음료 17 종 가운데 13종의 뚜껑은 피피캡 뚜껑으로 돼 있다. 이는 뚜껑 윗부분을 손으로 잡아올린 뒤 빨아 마시고 다시 눌러서 닫는 형식으로 이런 뚜껑의 경우 음료를 마실 때 침이 내부로 들어가 상온(25℃)에서 4시간 이상 보관 시 세균이 크게 번식할 수 있다.

실제로 뚜껑을 닫고 4시간이 지나자 1mL당 일반 세균수가 100만CFU(Colony forming Unit: 세균계수단위)를 넘어 미생물학적으로 초기 부패 상태가 됐으며 33℃에서는 3시간만 지나도 초기 부패 단계로 진입했다. 즉, 무더운 여름에는 음료의 변질 속도가 더 빨라지는 것이다.

그밖에 일부 제품에서는 칼슘, 비타민C 첨가 등을 강조해 놓고도 영양성분 함량을 표시하지 않아 식품 등 표시기준을 위반하기도 했다.

소비자원은 이같은 조사결과에 대해 “건강기능식품을 떠오르게 하는 ‘튼튼’, ‘홍삼’ 등 표시가 어린이 음료에 있더라도 일반 기호식품인 음료에 불과하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며 고열량·저영양 식품의 구매 자제를 당부했다.

또 “어린이 음료는 산성이므로 섭취 후 바로 양치질을 하면 치아 표면의 보호막이 부식돼 충치를 유발할 수 있다”며 “먼저 물이나 가글액으로 입을 헹군 뒤 약 30분 후 양치질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조사결과를 발표한 스마트컨슈머는 소비자원이 특정 상품의 가격과 품질 등을 제품별로 비교·분석하고서 온라인에 게재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 3월 처음 사이트 문을 연 뒤 등산화와 변액연금보험에 대한 보고서를 공개했으며 이번에 세 번째로 어린이 음료 정보를 공개했다.

mne1989@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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