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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는 부킹주점… 30대는 복고주점… 2030세대의 신(新) 음주문화 어떻게 달라졌나?
뉴스종합| 2012-05-07 10:09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20~30대에게 새로운 음주문화가 생겨나 유행하고 있다.

취업이 안돼 돈 벌기가 힘든, 소위 돈 없는 20대 사이에서는 싼 값에 이성을 만날 수 있는 ‘부킹주점’이 인기 ‘짱’이다. 사회에 진출한 새내기 직장인 30대는 결혼하기도 어렵고, 연봉ㆍ외모 등 스펙이 좋아져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인지 과거를 찾는다. 이런 이유로 외로운 30대는 ‘복고주점’을 찾아 과거의 ‘첫사랑’을 추억한다. 술집 버전 ‘건축학개론’인 셈이다.

▶‘20대의 부킹주점’ 술 값에 부킹은 서비스= 취업준비생 최모(26)씨는 스트레스가 쌓일 때 강남역의 한 부킹주점으로 찾는다. 주머니 사정이 가볍지만 그는 이곳에서 싼 값에 하루 밤이라도 재미있게 놀 수 있다. 친구들과 술 마시는 비용에 또래 여성과의 새로운 만남까지 기대할 수 있다. 바로 ‘부킹주점’이다.

술집에서 즉석만남까지 할 수 있는 부킹주점이 20대 사이에서 인기다. 나이트클럽에 비해 술값이 저렴하다. 즉석만남도 가능하다. 대학가에서 시작된 부킹주점은 현재 서울 강남역, 신촌 등 번화가에 우후죽순 생겨났다. 일부에서는 프랜차이즈 업체까지 성행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부킹주점 업체인 A사 관계자는 “부킹주점이 서울에만 수십 곳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의 B부킹주점 관계자는 “강남 부킹주점 대부분이 주말의 경우엔 거의 30분에서 1시간을 기다려야 입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금ㆍ토요일 밤에 강남역 인근 부킹주점의 입구에서 긴 줄을 서고 있는 20대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부킹주점의 술ㆍ안주 값은 일반 주점과 비슷하거나 1000원~5000원 정도 높은 수준이다.

B부킹주점 관계자는 “비싸지 않는 가격에 부킹까지 가능해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킹주점은 20대만이 즐길 수 있는 전유물이라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부킹주점은 30대 손님(84년생 이전)을 거부한다. 이른바 ‘수질’을 관리한다는 이유다. 입구에서 주민등록증을 검사한다. 강남의 C부킹주점 관계자는 “소위 물 좋다고 소문이 나야 손님이 찾아온다”고 귀띔했다.

▶‘30대의 복고주점’= 직장인 이모(35)씨 아직 미혼이다. 그는 요즘 대학시절 만난 첫사랑이 그립다. 첫사랑에 관련한 영화 ‘건축학개론’을 보고 나서는 부쩍 주말마다 복고주점에 간다.

복고주점에서는 노이즈ㆍ클론 등 90년대 유행가요가 흘러나온다. 그는 동시대를 경험한 30대들과 이 노래를 들으며 행복했던 90년대를 추억한다.

홍익대학 클럽거리에 있는 한 복고주점은 평일에도 줄을 서야 입장이 가능하다. 줄을 선 사람들은 20대보다 30대가 더 많다. 술집인데도 입장료를 1만원(주말 1만 5000원)을 내야 입장할 수 있다. 이곳은 88년생 이후 출생자(25세 이하)는 출입할 수 없다.

주점에는 듀스의 ‘여름 안에서’ HOT의 ‘캔디’ 등 소위 90년대 인기 가요가 흐른다. 스테이지가 있어 춤도 출 수 있다. 90년대 초반 대학생활을 했다면 알고 있는 ‘락카페’의 복고판이다. 이 주점 손님의 대부분은 30대다.

이곳에서 만나 직장인 최모(34ㆍ여)씨는 “클럽이나 나이트클럽은 30대에 맞지 않다. 그러나 이 복고주점에서 술을 마시면 90년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또래 친구들과 자주 온다”고 말했다.

이 복고주점은 홍대 인근에만 두 곳이 있고 최근 강남과 이태원, 잠실 등 전국 10군데에 지점이 생기며 인기를 끌고 있다.

강남, 이태원 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줄을 서야 입장할 수 있을 정도다.

이 복고주점 관계자는 “손님의 50% 이상이 30대다. 옛날 노래를 들으며 추억을 회상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부산 등 전국에 지점 5군데가 더 생겨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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