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박영준 형 계좌 20억… 고위실세 전달할 비자금?
뉴스종합| 2012-05-07 10:29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파이시티 인ㆍ허가 비리사건의 주요 피의자인 박영준(52) 전 지식경제부 차관의 비자금 관리용으로 의심되는 계좌가 발견됐다. 검찰은 이에 따라 박 전 차관이 파이시티 외 타 기업으로부터 불법자금을 수수한 정황이 있는지, 이 자금 일부가 또 다른 정권 실세에게 흘러간 정황이 있는지 살피기 위해 이 계좌에 대해 정밀추적을 벌이고 있다.

대검찰청중앙수사부(검사장 최재경)는 박 전 차관의 친형 박모 씨의 계좌에서 20억원이 넘는 뭉칫돈이 입출급된 사실을 최근 확인했다. 박 전 차관과 가족들의 금융계좌를 추적하던 중 형 박씨의 계좌에서 2007~2009년 3년 새 매달 1000만~2000만원씩 총 10억~20억원 가량이 입출금된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7일 알려졌다.

검찰은 경북에서 가게를 운영중인 형 박씨의 연 매출이 1억원 남짓에 불과한 점을 감안, 자금 중 일부는 박 전 차관이 맡긴 비자금일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박 전 차관이 파이시티 이정배(55) 대표에게서 받은 자금 외에 다른 기업들로부터 받은 불법 정치자금이 유입됐을 가능성과, 이중 일부가 아직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제3의 정권실세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박 전 차관이 서울 용산 아파트 입주권을 구입한 직후인 2008년 이 계좌에서 수억원이 출금된 사실을 파악하고, 이 돈이 아파트 구입자금으로 쓰였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이 계좌에서 드러난 돈이 이 전 대표가 브로커 이동율(61ㆍ구속) 씨에게 줬다고 주장하는 61억원 범주에 드는 금액인지 그외 금액인지는 조사해야 할 부분”이라며, 타기업이나 정치권 연루 가능성에 대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중”이라고 전했다.

파이시티 측으로부터 서울시 인ㆍ허가를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3억원 가량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박 전 차관은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강철원(48) 전 서울시 정무조정실장과 함께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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