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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망생에게 ‘신체검사해야한다’ 며 더듬은 연예기획사 대표
뉴스종합| 2012-05-08 09:00
-계약금 명목으로 1인당 200만~2000만원 대출 받도록 유도

-연예인 지망생 80명에게 12억여원 뜯어내

-여자 지망생들을 대상으로 “신체검사 해야한다”며 상습 성추행

-연예인 지망생 꿈 악용한 연예 기획사 사칭 사기단 범죄 기승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연예인 지망생 80여명으로부터 보증금 명목으로 십수억을 뜯어내고 여자 지망생들을 ‘신체 검사’명목으로 상습 성추행해 온 악덕 연예기획사 대표가 구속됐다.

다만 이 연예기획사라는 곳은 실체가 없는 유령회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는 연예인을 발굴, 육성할 능력도 없이 간판만 걸고 있는 유령회사였지만 지망생들은 이런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이 유령회사 대표는 이미 지망생들을 대상으로 돈을 뜯어낸 혐의로 기소된 상태였지만 재판에 불응하며 또 다시 이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인터넷으로 연예인 지망생을 모집해 계약금 명목으로 1인당 200만~2000만원의 대출을 받게해 총 5500만원을 받아내고 여자 연예지망생들을 성추행한 혐의(사기 및 성폭력특별법 위반)로 A연예기획사 대표 B(32)씨를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스폰서를 유치한다며 여성 지망생들을 성폭행한 B씨의 사촌형인 조직폭력배 C(37)씨도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지난 해 10월부터 12월까지 서울 양재동에 연예 기획사 사무실을 차려 놓고 인터넷 광고를 보고 찾아온 연예인 지망생 6명에게 계약금 명목으로 1인당 200만~2000만원씩의 대출을 받게 해 모두 5500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이미 지난 2010년 8월부터 지난 해 4월까지 연예인지망생 78명으로부터 11억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된 상태였다. 현재까지 그가 연예인 지망생들을 상대로 뜯어낸 돈은 확인된 것만 11억 5500만원에 달한다.

경찰은 B씨가 20대 초반인 지망생들에게 직접 제2금융권이나 대부업체들을 소개해주며 각자의 대출 한도에 따라 대출을 받게끔 유도했다고 전했다. 피해자들 중에는 학자금 대출을 받아 B씨에게 건넨 경우도 있었다.

B씨는 여자 지망생들을 대상으로 ‘신체검사’를 명분 삼아 성추행을 하기도 했다. 경찰은 그가 지난 해 10월께 기획사 사무실을 찾아온 D(20ㆍ여)씨에게 “전속 연예인은 신체에 이상이 없는지 검사를 해야한다”며 가슴과 엉덩이 등 신체 일부를 추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이외에도 여자 지망생들에게 “내가 너의 애인이 되고 내 지시에 잘 따라야 가수 데뷔를 시켜준다”고 말하며 기획사 사무실에서 여자 지망생들을 상대로 수회에 걸쳐 상습 성추행을 해온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사촌 형인 조직폭력배 C씨도 지난해 11월 가수지망생 E(22ㆍ여)씨에게 “스폰서에게 나체 사진을 보내야 한다”며 모텔로 유인해 성폭행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이 일정한 거주지 없이 서울 강남 일대 사무실을 전전해왔다고 밝혔다. 이름이 알려진 연예 기획사 사무실이 있던 건물들을 중심으로 월세로 사무실을 임대하는 수법을 썼다.

특히 B씨는 재판 중임에도 타인 명의의 통장을 이용해 지망생들로부터 금품을 뜯어왔다.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고급 외제 대포차와 대포폰 등을 여러개 구입해 번갈아가며 사용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소속 연예인도 없고 지망생들을 가수로 데뷔시킬 능력도 전혀 없었지만 지망생들은 이들이 잘나가는 기획사 대표라고 믿었다”며 “연예인에 대한 꿈 때문에 부당한 일을 당하면서도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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