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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보수 연정 실패..유로존 이탈 가능성 점증
뉴스종합| 2012-05-08 10:07
[헤럴드 경제=김영화 기자]그리스에서 지난 6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 후폭풍이 거세다. 긴축과 구제금융 협상을 주도해온 보수 정파의 연립 정부 출범이 물건너 가면서 정국은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을 정도로 안갯 속이다.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경고가 나오는 등 그리스발 유로존 위기 재발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에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은 그리스에 긴축 이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리스 연정 구성 삐걱=이번 총선에서 제1당에 오른 보수 신민당의 안토니스 사마라스 당수는 7일 다른 당과의 연립정부 구성 시도가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선거에서 제2당으로 급부상한 급진 좌파 연합인 ‘시리자’(Syriza)가 정부 구성권을 넘겨받게 된다. 시리자는 긴축 반대와 구제금융 조건 재협상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정당이다. 시리자의 대변인은 그리스TV와 인터뷰에서 “우리의 목표는 그리스를 부끄러운 구제금융 협약에서 해방시킬 수 있는 좌파연정을 구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자는 사흘내 연정을 구성해야 하고, 그마저 실패하면 제3당에 차례가 돌아간다. 만약 오는 17일까지 정부 구성이 되지 않으면 그리스는 2차 총선 투표를 치른다.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제1당의 연정 구성이 실패함에 따라 2차 총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앞서 6일 선거의 최종 개표 결과 긴축 협상을 주도했던 집권연정의 신민당은 제2당에서 1당으로 올라섰지만 득표율은 19%에 그쳤다. 신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109석이다.

에방겔로스 베니젤로스 전 재무장관이 이끄는 기존 연립정권 제1당이었던 사회당은 41석(13.3%)을 얻는 데 그쳐 3당으로 주저앉았다. 두 정당을 합친 득표율은 32.3%로,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정족수 151석에 한석이 모자라 다른 정당과의 연대가 불가피했다.

▶그리스 긴축 후퇴..유로존 이탈 현실화하나=그리스와 출구의 합성어인 ‘Grexit(Greece+exit)’란 신조어를 만들어냈던 씨티그룹은 7일 향후 1년~1년 6개월내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확률을 기존 50%에서 최고 75%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씨티그룹은 이번 총선 결과 대다수 국민들이 긴축 시행에 강한 반감을 가지고 있음이 거듭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 정부가 EU측 요구 사항을 수행할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덧붙였다. EU는 지난 3월 그리스에 1300억유로에 달하는 2차 구제금융의 전제조건으로 연금과 공공부문 임금을 최고 40% 삭감 등의 긴축안을 요구했었다. 아울러 총선 이후 들어설 새 정부에 긴축안을 이행하겠다는 서명을 받아냈다.

하지만 이번에 보수 연립 정부 구성이 물건너가면서 긴축 기조의 후퇴는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20%의 살인적인 실업률이 보여주듯 5년째 침체에 허덕이는 그리스 경제의 풍향계는 안갯속이다.

시장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날 그리스 증시는 6.8%나 빠졌다. 공휴일로 휴장한 런던 증시를 제외하고 프랑스 증시가 1.65%, 독일이 0.12% 상승한 것에 견줘서도 큰 낙폭이다.

EU의 피어 아렌킨들 대변인은 이날 “집행위는 그리스가 자국 경제와 국민의 이익을 위해 이미 약속한 사항들을 새 정부가 존중할 것을 희망하고, 기대하고 있다”며 그리스를 압박했다.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독일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그리스 정부와 협력할 것”이라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리스와 합의한 프로그램이 유지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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