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일반
팜 부산물이 미운 오리새끼라고?
뉴스종합| 2012-05-09 11:28
팜열매 껍질 팜 부산물
청정 에너지원으로 각광
국내에서만 폐기물 분류
바이오연료 활용 막아서야


미운 오리새끼가 백조가 되어서도 오리 취급을 받는다면 어떨까? 새끼였을 적에는 모양새가 비슷한 오리들 틈새에 끼여 오리로 취급받는다 해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오리가 백조가 되었을 때는 아름다운 백조로서의 가치가 드러나게 되고 주위에서 이를 인정해줘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백조는 백조가 된 이후에도 영원히 오리일 수밖에 없으며 백조로서의 가치는 묻히고 만다.

팜 부산물(팜열매 껍질)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화석연료가 전부이던 예전에 팜 부산물은 폐기물 처지의 볼품없는 오리에 불과했다. 시간이 지나고 화석연료 고갈과 기후변화 대응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팜 부산물은 청정 신재생에너지원으로서의 가치를 지닌 화려한 백조가 되었다.

그러나 국내에서 팜 부산물은 아직도 폐기물로 분류되고 있으며 청정 신재생에너지원으로서의 새로운 가치는 퇴색되어 있다.

팜 부산물은 팜 열매에서 식용유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별도로 분리해내는 열매 껍질로, 예전에는 활용가치가 낮았으나 최근에는 청정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kg당 열량이 4600~5000kcal로, 특별한 제조과정을 거치거나 첨가제가 없어도 우드펠릿이나 석탄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연료로서의 가치가 높다.

아울러 황, 질소 성분과 같은 유해물질이 없어 환경오염을 유발하지 않는다. 완전 연소되기 때문에 재가 적게 나오며 재는 유기농 비료로 사용할 수 있다.

유럽과 일본 등에서는 이러한 가치를 인정하여 팜 부산물을 바이오 연료로 지정, 물량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은 팜 부산물 생산ㆍ수출을 미래 전략산업으로 인식하고 적극 육성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생산되는 팜 부산물을 유럽, 일본이 입도선매식으로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일본에서는 미쓰비시상사가 팜 부산물 수입에 나섰으며, 이탈리아 등 일부 국가에서는 팜 부산물 수입 시 해상운송비까지 정부가 지원하고 있다.

이렇게 국제적으로는 팜 부산물이 바이오 연료로 각광받고 있는 데 반해 국내 상황은 좀 다르다. 국내에서는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팜 부산물이 바이오 연료가 아닌 폐기물로 분류되어 있다.

이에 따라 수입 규제, 엄격한 품질기준 등의 규제를 받을 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 친환경 신재생 바이오 연료를 폐기물로 인식시켜 수용성이 저하됨으로써 관련업계에서 팜 부산물을 연료로 활용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행히 최근에는 팜 부산물을 폐기물에서 제외하고 바이오 연료로 분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팜 부산물은 더 이상 폐기물이 아니라 소중한 청정 에너지원으로 한몫을 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백조가 지닌 화려하고 아름다운 가치를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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