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미래·한주저축銀 1차 타깃…횡령금액 추적 급피치
뉴스종합| 2012-05-09 11:37
대주주 배임 혐의등 확인
구체적 금액도 윤곽
검찰 이달내 사법처리



저축은행 4개사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미래저축은행과 한주저축은행을 1차 타깃으로 잡고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6일 공식 수사가 이뤄진 지 3일 만에 벌써 이들 은행의 대주주 및 임원의 배임ㆍ횡령 혐의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횡령금액도 윤곽을 잡아가는 단계다. 나머지 2개사 솔로몬저축은행과 한국저축은행에 대해서는 미래와 한주저축은행의 수사가 일단락되는 대로 본격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다. 임원급 인사들의 횡령 외에 다른 혐의도 얽혀 있어 시간을 갖고 병행 수사할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우선 이제까지 확인된 김찬경(56ㆍ구속) 미래저축은행 회장의 횡령액수는 2000억원에 근접한다. 금융당국의 영업정지 조치를 사흘 앞둔 지난 3일 시중은행 수시입출금계좌에 넣어둔 회사자금 200억원을 인출해 중국으로 밀항하려다 붙잡혔다. 이 중 70억원은 재입금됐지만 나머지 130억원은 빼돌린 것으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지난달에는 회사 명의로 모 증권사에 예치된 시가 270억원 상당의 대기업 주식 약 20만주를 사채업자에게 헐값에 넘기고 190억원을 넘겨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미래저축은행에서 타인 명의로 1500억원 규모의 대출을 받은 뒤 충남 아산 지역에 시가 2000억원 상당의 골프장 겸 온천 리조트를 세워 보유한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러나 수사가 진행될수록 드러나는 횡령액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 확실시된다. 김 회장이 타인 명의를 빌려 전국 일대에 엄청난 규모의 부동산을 소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김 회장이 회사에서 횡령한 자금으로 충청도 천안과 아산, 부산 일대에 거래가 기준 천억원대에 달하는 부동산을 차명으로 보유한 정황을 포착, 사실관계 확인에 나선 것으로 9일 알려졌다.

김 회장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내 소유가 아니라 지인인 명의자의 소유”라며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검찰은 김 회장의 횡령자금 관리용 차명계좌로 지목된 가족과 비서, 지인 등 측근 계좌를 광범위하게 추적하는 한편, 명의상 소유주들의 재산세를 김 회장 측이 대납했는지 여부도 조사 중인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부실 저축은행 수사와 관련, 검찰이 정ㆍ관계 인사에 대한 저축은행 대주주들의 로비 의혹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가운데 지난 6일 영업정지된 한 저축은행 영업점의 문이 굳게 닫혀있다. 김명섭 기자/msiron@

한주저축은행에 대한 수사도 급진전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고위 임직원 5명이 주도적으로 회사 돈 횡령에 가담했으며, 횡령액도 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주저축은행의 총자산 규모가 2000억원이 채 안되는 업계 70위권인 점을 감안하면 상식을 넘는 횡령 규모인 셈이다.

검찰은 이들 5명을 조만간 무더기 소환해 혐의 내용을 강하게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 7, 8일 연속 단행한 압수수색에서 이들의 혐의를 뒷받침할 만한 물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혐의가 확정되는 대로 이들에 대한 사법처리도 서두를 것으로 전망된다.


<조용직 기자>
/jy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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