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아웃렛
누가 밤 10시에 고등어를 받나 했더니...대형마트 심야배송 덕에 주부들 “편해요, 편해”
뉴스종합| 2012-05-14 06:49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집밥’ 챙겨먹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맞벌이 5년차 주부 김모(34ㆍ여)씨. 김 씨는 틈 나는대로 찬 거리를 자주 사 놓는다. 그러나 직접 대형마트를 가본 때가 언제인지는 기억이 가물거릴 정도로 오래됐다. 굳이 대형마트를 돌아다니지 않고, 온라인으로 대형마트 쇼핑을 해결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보통 동료들과 점심 식사를 마친 후 짬을 내 대형마트가 직접 운영하는 온라인몰을 찾는다. 꽁치 김치찌개, 두부조림 등 머릿속으로 생각해둔 반찬의 재료들을 주로 고르지만, 그 시기에 맞춰 할인되는 재료가 있으면 우선 담는다. 고른 물건들은 퇴근 후에 직접 받을 수 있도록 늦은 시간대로 배송을 요청한다. 김씨는 “집에 사람이 없을 때에는 배달 온 물건들을 경비실에 맡겨야 했는데, 퇴근시간대 이후로 배송 시간을 지정할 수 있어서 편해졌다”고 전했다.

김씨처럼 온라인으로 물건을 고르고, 원하는 시간 대에 배송받는 ‘투트랙 장보기 전략’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 대형마트 온라인몰이 밤 늦은 시간까지 당일 배송을 완료하는 ‘올빼미’를 자처한 덕분이기도 하다.

이마트의 온라인몰인 이마트몰은 밤 9시까지 운영했던 심야배송 시간을 지난달 26일부터 밤 10시까지로 늘렸다.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총 11회에 걸쳐 당일 배송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마트가 밤 10시까지로 배송 시간대를 늦춘 이후, 보름여만에 소비자들의 심야배송을 이용률이 다소 상승했다. 오후 8시 이후 배송을 주문하는 소비자들의 비중이 8.1%였는데, 밤 10시 배송을 적용하자 이용률이 11.4%로 늘어난 것이다.

심야 배송은 주로 신선식품이 많았다. 이마트몰 심야배송 이용자들이 장바구니에 담는 상품들은 신선식품이 구성비가 35%였다. 가공식품까지 포함하면 심야배송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식품분야가 차지할 정도였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복잡한 조리 과정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간편가정식의 약진이다. 이마트몰 심야배송 이용자들의 장바구니 품목 중 17~18%가 간편가정식이었다.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에서 발생하는 매출 중 신선ㆍ가공 식품 분야가 50% 정도이고, 이 중 간편가정식의 비중이 10%가 채 안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온라인몰에서 유독 간편가정식의 인기가 높은 것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온라인몰에서 간편가정식 매출 비중이 높은 것은 1~2인 가구나 맞벌이 부부가 많이 이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마트 측은 애초에 맞벌이 부부나 싱글족들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심야배송 시간대를 늦췄고, 심야배송 주문 증가가 이 같은 전략이 주효했음을 뒷받침한다고 보고 있다.

밤 9시까지 배송을 운영하고 있는 롯데마트몰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사이에 전체 주문의 50% 이상이 들어왔다. 오전 9시부터 정오까지는 전체 주문의 27.9%,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는 22.9%가 들어온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오후 3시 이전에 주문을 하면 당일 배송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때까지 주문이 집중되는 것 같다”며 “점심시간 대에 주문이 많이 들어오는 것은 직장인들도 이용할 수 있는 시간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 심야 배송이 맞벌이 부부나 직장인들의 발품을 덜어주는 전략으로 쑥쑥 크고 있지만, 전체 이용실태를 보면 대형마트 온라인몰이 젊은층의 전유물인 것만은 아니다. 지난해 이마트몰을 이용한 고객 210만명 중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19%인데 비해, 30대는 45% 40대는 34%로 30~40대 소비자가 온라인몰에서 새로운 쇼핑강자로 떠올랐다. 이마트 관계자는 “특히 40대는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구성비가 37%로, 오프라인에서 주 고객층인 40대가 온라인에서도 중요한 고객층이 됐다”고 전했다.

롯데마트몰 역시 30대 소비자의 비중이 43.5%, 40대는 36.7%로 30~40대가 온라인몰서도 가장 큰 손으로 등극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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