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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 파생상품 손실에 로비의혹까지
뉴스종합| 2012-05-13 11:55
미국 최대의 투자은행(IB)인 JP모건 체이스 은행이 최근 20억달러(약 2조3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투자 손실을 기록한 데 대해 증권당국이 조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JP모건이 파생상품 투자를 규제하기 위한 입법에 반대하기 위해 금융당국을 상대로 로비를 해왔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금융규제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JP모건, 손실의 책임자는 누구인가=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금융당국의 조사 착수를 보도하면서, 책임자에 대한 규명과 투자 손실을 밝힌 시점이 적절했는가 여부가 조사의 핵심 사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JP모건에 거액의 손실을 유발한 신용부도스와프(CDS)에 대한 투자에 의사 결정을 내린 간부들은 모두 당국의 조사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1순위는 런던 금융시장에서 활동해 ‘런던 고래’로 알려진 브루노 익실이다.

한때 3500억달러에 이르는 투자자금을 다룬 익실은 대규모 수익을 내는 트레이더였지만, 업계는 2008년 금융위기도 피해갈 정도로 위험관리에 철저한 JP모건이 익실에게만 거액의 트레이딩을 맡기진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익실의 직속상관이자 JP모건의 유럽 투자를 책임지고 있는 아킬레스 마크리스와 JP모건의 투자책임자인 이나 드류, JP모건의 최고경영자(CEO)인 제이미 다이먼 등이 조사 대상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한편 JP모건의 한 임원은 은행이 거액의 손실을 유발한 CDS 투자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드류가 문제를 축소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투자 실패 공개 시점은 적절했나=JP모건이 투자 손실을 공개한 시점도 관심이다. JP모건이 손실을 발표한 다음 날인 지난 11일 이 회사의 주가는 9.3% 폭락했다. 공개 시점을 고의로 늦췄다면, JP모건 주주들에게 손실을 입힌 셈이다.

이 같은 투자 실패 공개 시점에 대한 논란이 불붙은 것은 회사채 CDS 투자에 대한 문제 제기가 4월 초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후 다이먼 CEO등 임원들이 이에 대한 검토를 했지만, 투자 전략을 그대로 이어가는 것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지난달 13일 1분기 실적 발표 후 CDS 투자 손실이 하루 2억달러로 늘어난 후에야 결국 실수를 인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 보도대로라면 이달 10일 손실을 공개한 것은 무려 한 달 가까이 지난 후라, 주주들의 손실을 줄일 수 있었던 기회를 날려버렸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 것을 보인다.

▶볼커룰 완화 로비 했나=NYT는 또 JP모건이 의회에서 볼커룰이 만들어진 이후 수개월 동안 워싱턴을 방문해 금융당국 등을 상대로 은행의 투자에 대한 규제 완화를 로비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JP모건이 파생상품으로 인해 20억달러에 이르는 손실을 본 것을 계기로 관련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볼커룰은 은행이 자기 자산이나 차입금으로 채권, 주식, 파생상품 등에 투자하는 것을 제한하는 감독 강화 방안으로 시행 시기가 오는 7월에서 2년 뒤로 유예됐다.

NYT보도에 따르면, JP모건은 지난해 10월 볼커룰에 대한 공식 안이 발표된 이후에도 다른 은행과 규제를 피하기 위한 총력전을 펼쳤고 JP모건 임원들은 지난 2월 초 연방준비제도(연준) 관계자들을 만나 투자금지 조항에 대한 해석이 완화되지 않으면 헤지(위험 회피)를 위한 은행투자가 어려워진다고 경고했다.

NYT는 JP모건이 볼커룰에 대한 로비를 한 유일한 은행은 아니지만 JP모건의 상징성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산 기준으로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위기를 불러왔던 부채담보부증권(CDO)를 미리 팔아 다른 은행과 달리 대규모 손실을 피하는 등 뛰어난 위험 관리 능력을 보여왔다.

JP모건의 최고경영자(CEO)인 제이미 다이먼은 정부 당국을 능숙하게 다뤄 ‘월스트리트의 왕’ ‘월스트리트의 대변인’으로 통하고 있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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