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영인
‘디아3’ 가 살아야 우리도 산다
뉴스종합| 2012-05-14 11:10
김택진 엔씨소프트대표
대작 잇단 부진에 시장침체
‘상생없이 성장없다’인식
경쟁작 출시에 선전 기원



“‘디아블로 3’가 진심으로 잘됐으면 좋겠다. 아니, 정말 잘돼야 우리가 산다.”

올해 게임업계에서 최대 빅매치로 꼽히는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과 블리자드의 ‘디아블로 3’ 간의 대전이 막을 올렸다. 이런 가운데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최근 자사의 최대 경쟁작을 두고 “함께 잘돼야 한다”는 ‘상생론’을 강조해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14일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김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두 게임이 동시에 비공개테스트(CBT)에 들어가면서 언론에서는 매우 격렬하게 경쟁하는 것으로 비치고 있지만 사실 우리에게 디아블로3의 성공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엔씨소프트에 블레이드앤소울은 올해 전반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게임. 지난 15년간 단일 게임으로는 최대 규모인 500억원 이상 투입돼 이번 게임 성패 여부에 따라 향후 엔씨소프트의 성장동력이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되고 있다.

그런데도 김 대표가 디아블로3의 선전을 기원하는 것은 그동안 다중접속온라인게임(MMORPG) 장르에서 대작들이 이렇다 할 성공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지금은 누가 누구를 밟고 올라서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 MMORPG 장르를 키워야 하는 시점이라 대표의 그런 발언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발언은 지난 15년 가까이 엔씨소프트와 블리자드의 ‘악연 아닌 악연’이 이어진 가운데 나온 것이라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회사의 대결은 1998년 양사가 각각 대표작으로 꼽히는 ‘리니지’와 ‘스타크래프트’를 출시하면서 시작됐다. 리니지는 1999년 누적 회원 수 100만명을 돌파했고, 스타크래프트는 출시 당해 150만장의 판매량을 올리며 두 게임 모두 돌풍을 일으켰다. 이어 2003년 말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2’와 다음해인 2004년 초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가 맞붙었다. 가장 최근 대결은 2008년 엔씨소프트와 블리자드가 각각 ‘아이온’ ‘와우 2’를 출시하며 성사됐다. ‘아이온’은 동시접속 24만명이란 신기록을 세웠고 ‘와우 2’는 출시 24시간 만에 280만장의 판매량을 올리며 전작 기록(240만장)을 경신했다. 15일 디아블로3가 나오고 다음달 중순 블레이드앤소울이 출시되면 두 기업의 4번째 맞승부가 이어진다. 


<정태일ㆍ서지혜 기자>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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