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일반
민감품목 선제적 협상후 남은 분야 협상
뉴스종합| 2012-05-15 11:20
이전FTA 동시협상과 달라
소모성 논의 줄이고 효율화



지난 14일부터 본격 협상이 시작된 한ㆍ중 FTA(자유무역협정)의 향후 협상 방식이 윤곽을 드러냈다. 이 중 핵심 민감 분야에 대한 합의를 나머지 협상 진행의 전제로 걸어뒀다는 점이 이전 FTA들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쟁점 정도에 차이를 두지 않고 동시 협상을 벌였던 기존 FTA와는 달리, 논쟁이 될 만한 부문을 선제적으로 협의한 후 그 결과에 따라 남은 분야 협상에 임하는 방식이다. 한 마디로 ‘길이 아니면 가지 않겠다’는 것이다. 협상 과정에서 소모성 논의를 최대한 줄이고 효율화를 꾀하자는 데에 양국의 입장이 모인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은 크게 두 단계로 나눠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1단계에선 협상 분야에 대한 분야별 지침(모댈러티ㆍmodality)을 협상하고, 여기에서 합의된 것을 바탕으로 2단계 협상에서 협정문안과 양허 협상을 이어간다.

1단계는 사실상 두 단계로 다시 나뉜다. ‘1-1 단계’에선 양국이 최고 민감 분야로 생각하는 상품들에 대한 협의가 이뤄진다. 한국의 경우 농수산물이나 섬유 등 부가가치가 낮은 일부 제조업 품목이 해당되고, 중국의 경우는 자동차ㆍ기계ㆍ석유 등의 제조업 상품들이다. 양국은 이들 분야에 속한 상품들을 ‘일반ㆍ민감ㆍ초민감’으로 분류했다. 민감ㆍ초민감 품목군에 대한 보호장치가 두 나라 모두 흡족할 만한 수준으로 합의가 돼야 ‘1-2 단계’로 넘어간다. ‘1-2 단계’에서는 나머지 서비스ㆍ투자ㆍ규범ㆍ협력 등에 대한 협상을 벌인다. 이 같은 두 단계 절차를 거쳐 양국 간 서면 합의가 이뤄질 경우에야 비로소 공식 2단계로 넘어가도록 했다.

우리 정부는 ‘1-1 단계’에서 논의될 농수산품과 관련된 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양허 제외, 장기 관세 철폐, 부분 관세 철폐 등 다양한 보호장치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타결 시한에 구애받지 않고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보호장치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또 기존의 한ㆍ중 FTA 태스크포스(TF)팀을 ‘한ㆍ중 FTA 대책단’(단장 이상길 농식품부 1차관 )으로 격상, 대응 전략 마련에 힘쓰기로 했다.

양국은 14일 무역협상위원회(TNC) 구성에도 합의했다. TNC는 협상 전반을 총괄 조정하게 되며, 최석영 교섭대표와 위지앤화 부장조리가 공동 대표를 맡았다. 양국은 협상 진행 과정에서 필요에 따라 TNC 산하에 소위원회 또는 작업반을 설치할 예정이다.

양국은 앞으로 협상 일정과 관련해 대략 2개월을 주기로 협상을 개최하기로 했다. 2차 협상은 한국에서 7월 초에 개최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연말까지 한ㆍ중 간에 서너 차례 협상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서경원 기자>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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