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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여학생에게 인기 짱인 ‘써클렌즈’...눈 건강에는 ‘빨간불’
뉴스종합| 2012-05-15 09:45
[헤럴드경제=서상범기자] 서울 종로구의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만난 여고생 신모(17)양. 화장은 물론 마스카라까지 한 얼굴에서 더욱 눈에 들어온 것은 다른 친구들보다 확연히 커보이는 눈동자. 눈동자의 색깔은 파란색이었다.

신양의 눈이 커보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써클렌즈’(눈동자를 크게 보이게 하는 콘택트렌즈) 때문.

신양의 화장품 가방안에는 검은색은 물론 회색 써클렌즈도 있었다. 신양의 친구 김모(17)양도 갈색 써클렌즈를 끼고 있었다. 왜 써클렌즈를 끼냐고 묻자 신양은 “눈이 나쁘지는 않지만 렌즈를 착용하면 눈동자가 커져 예뻐보이고 자신감이 생긴다”며 “친구들 사이에서 써클렌즈를 안끼면 ‘찐따’(무시당한다는 은어)대접을 받는다”고 답했다.

10대 여중ㆍ고생들 사이에서 써클렌즈가 크게 유행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시력교정용이 아닌 미용목적으로 써클렌즈를 사용하고 있다. 여중생 최모(15)양은 “부모님께 써클렌즈 사용을 걸려서 야단 맞은적도 있지만 몰래몰래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대로 렌즈관리를 하는지를 묻자 최양은 “렌즈세척하는 것이 귀찮아서 그냥 보존액만 담근 채 렌즈통에 바로 넣는다”며 “자신의 렌즈뿐만 아니라 친구들의 렌즈와 서로 교환해서 쓰기도 한다”고 말했다.

구입도 너무 쉽다. 써클렌즈를 포함한 콘택트렌즈는 엄연한 ‘의료기기’다. 따라서 전문가를 통한 착용법이나 주의사항을 숙지하고 허가받은 안경원을 통해서 착용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이 인터넷을 통해서 별다른 주의사항 없이 손쉽게 구입하는 ‘미용용품’으로 잘못인식하고 있다. 심지어 문방구나 팬시점에서도 ‘연예인 써클렌즈’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앞서 만난 최모양은 “안경원등에서 파는 써클렌즈는 4만~5만원대라서 부담이 크다”며 “인터넷이나 팬시점에서 파는 만원대의 저가 써클렌즈를 즐겨 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써클렌즈의 무분별한 사용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다.

안한철 서울밝은세상안과 원장은 “실제로 써클렌즈로 인해 안과를 방문하는 10대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색이 첨가된 써클렌즈는 착색제가 렌즈표면의 미세한 구멍을 막아 일반 소프트렌즈에 비해 산소투과율이 떨어지고 표면이 거칠기 때문에 장시간 착용하면 각막염, 각막궤양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고 심한 경우에는 실명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안경사협회 관계자는 “써클렌즈는 각막에 직접 닿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와 관리가 필요하다”며 “눈건강을 위해서 올바른 착용법과 주의사항을 전문가를 통해 숙지하고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써클렌즈, 컬러렌즈 사용이 많은 부작용을 일으키면서 보건복지부는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 오는 23일부터 안경사를 통해서만 이들 콘택트렌즈를 구입할 수 있게 했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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