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고졸검정고시 ‘최연소 합격’ 10세 유승원군…공부 스트레스 없앤 게 힘의 원천
뉴스종합| 2012-05-15 10:37
[헤럴드경제= 민상식 기자] 서울시 고졸 검정고시에서 최연소 합격자가 탄생했다. 이제 만 10세가 된 유승원군이다. 지난해까지 서울시 최연소 기록은 만 13세였다.

유군은 지난해 5월 만 9세 나이로 중입 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지난해 8월엔 고입 검정고시를 통과했다. 그리고 이번에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한 것이다. 불과 1년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유군의 잇단 합격에는 자식에게 공부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려는 부모의 영향이 있었다. 유군의 어머니는 15일 오전 헤럴드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초등학교 6년간 아들에게 공부 스트레스를 안 줬다”면서 “아들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또 “아들이 유치원과 초등학교 1학년을 시골(충청북도 옥천시)에서 보내며 자유롭게 뛰어놀면서 밝게 컸다”면서 “이게 아들 힘의 원천이 됐다”고 설명했다.

어머니는 “과외나 학원을 다니지 않았고 제 할 것 다하면서 공부했다”면서 “맞벌이 부부라 아들이 조부모와 외조부모가 살고 있는 옥천시를 오가며 공부했는데, 어른들의 손자 내리 사랑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귀띔했다.

특히 유군의 이 같은 성과에는 현재 대학원 2년생인 친누나(18)의 도움이 컸다. 유군의 누나 역시 검정고시 합격생이다. 유군의 어머니는 “누나도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지난 2008년 만 13세에 고입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다음 해인 만 14세 나이에 고졸 검정고시를 합격했다”고 밝혔다. 어머니는 또 “누나가 독학으로 대학교ㆍ대학원을 가는 것을 보고 아들이 누나의 영향을 받아 이 같은 성과를 낸 것 같다”고 말했다. 


유군은 수학과 과학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장래 희망이 과학자에서 조종사였다. 하지만 최근 친할아버지가 입원한 뒤로는 의사로 바뀌었다. 유군 어머니는 “아이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그는 또 “현재 아들 같은 학업중단자(또는 정원외 관리자)가 6만~7만명에 이른다”며 “아들의 사례가 학업중단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완화하는 데 도움됐으면 좋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유군이 고졸검정고시 최연소 합격자로 인정받으려면 극복해야 할 게 있다. 유군은 중입 검정고시 응시 연령 제한에 대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유군은 대법원까지 갈지 모를 최종 판결에서 이겨야만 3가지 검정고시 합격을 유지할 수 있다.

유군의 어머니는 지난해 4월 “중학교 입학 검정고시만 유일하게 응시 연령을 만 12세로 제한한 규정은 부당하다”며 대전지법에 응시제한 처분 취소 가처분신청과 함께 소송을 제기했다.

아들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구리시 부양초교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학교를 다니지 못했는데, 친구들과 같은 학년을 다니려고 중입 검정고시를 보려했지만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대전교육청은 당시 만 12세로 응시 자격을 제한하고 있었다.

본안 소송은 지난해 10월 열린 1심 판결에서 승소했다. 오는 24일 2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유군 어머니는 “(법에도 없는 규정과 싸워온) 지난 1년이 너무 힘들었다. 길고 쉽지 않았다”며 “이번에 합격해서 말로 다하기 어려울 만큼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법정 싸움이 잘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레 소망을 밝혔다.

mss@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