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일반
유럽자금 엑소더스…반등 모멘텀이 없다
뉴스종합| 2012-05-15 11:35
그리스 유로존 탈퇴 가시화
글로벌 경기둔화도 지속
국내증시 낮은 밸류에이션
먹구름 증시 그나마 희망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 등 유럽발 악재로 세계 증시가 급락하면서 1900선에 이어 장중 1890선마저 붕괴된 국내 증시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이탈리아 은행에 대한 무디스의 무더기 신용등급 강등 조치까지 더해지면서 유로존 우려는 더욱 커진 상황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 유럽계 자금이 이탈하고 있는 국내 증시는 당분간 급격한 반등 모멘텀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내 증시의 낮은 밸류에이션 매력 등을 기대 요인으로 꼽으며 조심스레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유럽 위기 파장 커져= 15일 장 초반 외국인이 모처럼 순매수에 나서는가 했지만 이내 순매도로 돌아서며 지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1900선이 무너진 국내 증시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시장에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상황에서 당분간 추세적 반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가 17일 이전에 연정 구성에 실패하고 국채 만기에 대응할 수 없게 되면 총선 전 디폴트에 빠질 수도 있다.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면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다른 유럽 국가의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커지는 등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글로벌 경기 둔화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최근 기대를 모았던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하도 증시에 긍정적 모멘텀으로 작용하지 못했다. 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하는 것만으로는 둔화된 중국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기는 역부족이라는 분위기다.

▶그래도 반등을 기대한다면= 그럼에도 국내 증시를 긍정적으로 보는 평가가 적지 않다. 우선 꼽을 수 있는 것은 국내 증시의 낮은 밸류에이션 매력이다. MSCI 코리아 12개월 예상 PER(주가수익률)는 현재 8.7배 수준으로, 지난해 유럽 재정위기가 극심했던 8월과 11월 당시와 유사한 수준이다. 지난해 9월보다 낮은 수준으로, 국내 증시의 저평가 매력이 상당하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9월에는 실적 하강도 본격화됐지만 현재는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도 기업 실적 개선 가능성이 큰 시점이고, 유럽 문제도 그때만큼 악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승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방화벽이 잘 마련한 데다 유럽 위기는 금리를 더욱 낮춰 글로벌 경기와 자산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오연주 기자/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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