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혼혈'로 놀림받던 소년, 연쇄방화범 된 이유는?
뉴스종합| 2012-05-15 14:40
[헤럴드경제= 박병국기자]'왕따'로 놀림을 받다 주택가 빌라 등에 수차례 불을 지른 다문화 가정 자녀가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 광진 경찰서는 친구들로부터 계속되는 왕따와 놀림 등으로 생긴 스트레스를 풀고자 서울 광진구 화양동, 구의동 일대의 주택가와 학교 등에 3회에 걸쳐 연쇄 방화를 한 혐의로 A(17)군을 구속하고, A씨와 함께 학교에 불을 지른 친구 B(17)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은 지난 3일 밤 11시 55분께 서울 광진구 화양동의 연립주택 주차장에서 C(74ㆍ여)씨가 수집해 놓은 종이박스에 1회용 가스라이터로 불을 붙여 이 불이 연립주택 현관 및 건물 외벽까지 태워 약 22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A군은 소방차가 출동해 불을 끄는 모습을 지켜 본뒤 2km 떨어진 자양동으로 걸어 이동해 다세대 주택 1층 입구에서 같은 방식으로 D(70ㆍ여)씨가 모아놓은 종이박스에 불을 붙여 15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냈다. 또 2차 방화 지점에서 약 50m 떨어진 자양동 다세대 주택 1층 주차장 입구 쓰레기 더미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A군은 지난 1월 15일에도 친구 B(17)씨와 함게 구의동의 B씨집에서 괴물을 물리치는 장면을 이야기하다 우리도 한번 그와 똑같이 만들어 던져 보자며 음료수 병으로 화염병을 만든 후 A씨의 모교인 건대 부속 중학교 정보관 빗물 우수관 쪽으로 집어 던져 우수관 내부와 외벽 일부 등을 태워 약 50만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한국인 아버지와 러시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A군은 초등학교 입학때부터 졸업때까지 친구들로부터 지속적인 놀림과 왕따를 당하면서 출생에 대한 열등감을 갖게 됐고 중학교 2학년 2학기때 심한 우울증과 함께 사춘기까지 겹치면서 빈번한 가출과 범죄에 빠져 들어 중학교를 자퇴한 바 있다. 중학교 2학년때는 약 6개월간 심한 우울증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 중학교 졸업 검정고시에 합격한 후 고등학교에 진학했으나 다시 왕따가 지속되자 다시 자퇴한 뒤 가출을 일삼았다.

경찰관계자는 “A군은 학교 다닐 때부터 러시아, 러시아 등으로 놀려지는게 싫었고 할머니의 죽음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할아버지에 대한 원망 등에 대한 불만을 방화를 하면서 해소했다”고 말했다.

cook@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