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증거인멸 수사교란 의혹…곧 영장청구
뉴스종합| 2012-05-16 11:53

계약서류 등 핵심문서 파기
100억대 비자금 조성 추정


불법 대출과 횡령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이 15일 밤 검찰에 긴급 체포된 것은 임 회장이 증거 인멸을 시도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았기 때문이다.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관계자는 16일, 임 회장의 체포 이유에 대해“증거인멸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체포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임 회장이 자신에게 유리한 가짜 증거를 만들어 활용하려 한다는 정보를 입수했고, 그 같은 정황을 포착했다”고 덧붙였다.

솔로몬저축은행은 영업정지가 거론되던 지난달 중순 서울 강남구 대치동 본점 임 회장 집무실에 있던 업무용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포맷했으며 이 때문에 임 회장 컴퓨터에 저장돼 있던 중요 계약서류 등 핵심 대외비 문건은 모두 파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합수단은 임 회장의 경우 체포해 조사하기보다는 압수수색, 계좌추적, 관련 서류 검토 및 자금흐름 파악, 참고인 조사 등 기초조사를 모두 마친 뒤 소환하는 정식 수사절차를 밟으려 계획했었다. 체포나 구속을 할 경우 기간이 최대 20여일로 제한돼 복잡한 금융 사건 수사를 벌이는 데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 회장이 가짜 증거로 수사를 교란시키고 있는 상황이라면 차라리 그를 체포해 구속 기한 내에 수사를 마치는 편이 더 나을 수 있다고 검찰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검찰은 금명간 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피의자를 체포한 뒤 48시간이 지나도록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거나 영장이 기각되면 피의자를 즉시 석방해야 하기 때문이다.

임 회장은 170억원대의 회삿돈을 횡령하고 1500억여원대의 불법대출을 통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합수단은 임 회장이 외국 선적의 선박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장부 매입가와 실거래가를 허위로 기재하는 수법 등으로 차액을 빼돌려 100억원대 이상의 비자금으로 조성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검찰은 임 회장이 이 같은 수법으로 빼돌린 회삿돈을 해외에 개설한 예금계좌에 보관하면서 부동산 투자나 재산 도피 등의 목적으로 은닉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임 회장은 또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과 서로의 부실을 감추기 위해 불법으로 650억원대의 상호대출을 하는 등 1500억여원대의 불법 대출을 행한 혐의 역시 받고 있다.

합수단은 임 회장이 저축은행 퇴출이나 감독 등에 청탁 목적으로 정ㆍ관계 로비에 비자금을 사용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집중 수사할 계획이다. 호남 출신인 임 회장은 전 정권 실세들과의 친분으로 유명하며, 소망교회에 신도로 있으면서 소금회(소망교회 금융인 모임) 맴버로도 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런 활동을 통해 현 정권 실세에 줄을 대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수사가 진척될 경우 정치권으로도 파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재현 기자/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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