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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급락장, 23명의 투자전략가 울고 1명의 기술적분석가만 웃었다
뉴스종합| 2012-05-17 09:10
[헤럴드경제=최재원 기자] 코스피가 5월 들어 11거래일만에 142포인트(7.1%)나 급락했다. 15일 1900선 붕괴에 이어 16일에는 1850선까지 연달아 무너지면서 증권사 리서치의 5월 전망 하단은 모두 빗나갔다. 전일 삼성전자(005930)는 하룻새 6%이상 폭락하기도 했다.애플의 공급선다변화 소식에 SK하이닉스(000660)가 8.99% 빠졌고, 현대차(005380)도 3.99%나 미끄러졌다.

갑작스런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촉발됐던 지난해 8월 증시 쇼크과 달리 이번에는 유로존 리스크가 충분히 예상되고 있었다는 점에서 증권사 투자전략 담당자들은 변명을 내놓기도 어렵게 됐다.

다만 국내 최고의 기술적 분석가로 꼽히는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5월 증시의 조정 폭을 1900선 붕괴를 넘어 1800선 아래로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해 증시 급락을 유일하게 예상해냈다는 평가다.

17일 헤럴드경제가 국내 23곳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 및 투자전략팀장들이 4월말~5월초 사이 제시한 5월 코스피 상ㆍ하단 밴드를 분석한 결과 23곳 모두의 증시 하단 전망이 모두 빗나갔다. 1900선 붕괴를 예상한 증권사도 대신증권 한 곳 뿐이었다.

하나대투증권, 메리츠종금증권, LIG투자증권, 부국증권 등 4개 증권사는 5월 코스피 하단을 1950포인트로 가장 높게 전망했다. KTB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도 5월 지지선을 1940포인트로 비교적 높게 잡았다. 


특히 지난해까지 월별 코스피 밴드를 제시하지 않았던 하나대투증권은 최근 월별 전망치를 내놓기 시작했으나, 5월 전망치 하단으로 예상한 1950이 깨지면서 체면을 구겼다. 이달 전망 보고서를 집필했던 서동필 연구원은 다음주부터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교보증권의 경우 지난 15일 1900선이 무너진 이후 연간 코스피 전망을 지난 연말 제시했던 1750~2150에서 1850~2250으로 상향 조정했는데, 이튿날 바로 1850선이 무너지면서 입장이 난처하게 됐다.

다만 기술적 분석가인 삼성증권의 유승민 연구위원은 지난 7일자 보고서에서 “1900선이 지지선이 아니며 1800포인트 아래까지 조정이 가능하다”며 급락 가능성을 전망해 눈길을 끌었다.

유 연구위원은 “중기 지지선이 위치한 수준은 ‘MSCI Korea’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 기준으로 8배내외, 현재 시장의 이익 추정으로는 코스피 1800포인트 이하”라며 “의미 있는 바닥 확인을 위해서는 기간과 조정 수준에서 충분히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경제의 침체 장기화와 유로존 리스크의 확대 속에서 단기적으로는 국내 기업들의 실적 모멘텀까지 공백기를 맞으면서 앞으로 적어도 한 달간 의미 있는 반등을 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증시는 1분기 실적에서 2분기 실적으로 넘어가는 기간 모멘텀 공백기를 지나는 중”이라며 “현재와 같은 모멘텀 공백기는 짧게는 2~3주간 진행돼 5월말 6월초는 돼야 반등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jwcho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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