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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면서 들어와서 웃으면서 나가죠 - 모자가정의 대모 김길옥 목포태화모자원장
뉴스종합| 2012-05-17 09:53
[헤럴드경제=서상범기자]2700여명의 자식을 가진 어머니가 있다. 일흔이 넘은 나이지만 계속해서 자식들은 늘어만 간다. 아픔을 가진 자식들이 대부분이다. 어머니는 애정과 때로는 따끔한 조언으로 그들을 품에 안았다.

김길옥(73ㆍ사진) 목포태화모자원장은 우리사회의 약자인 모자가정의 대모다. 김 원장은 어머니인 故송태화 여사가 1951년 전쟁미망인과 그 가족을 돕기위해 설립한 목포태화모자원(이하 모자원)을 82년부터 이어받아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60년이 넘는 기간동안 모자원을 거쳐간 저소득층 모자가정은 2700여명, 900세대에 달한다. 김 원장은 일정기간 기본생계를 보장하고 자녀교육은 물론 어머니들의 자립을 도왔다. 그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15일 가정의 달 기념 근정포장을 수여받기도 했다.

김 원장은 “이혼 등에 따른 상처로 인해 처음에는 울면서 들어왔던 여성들이 모자원을 떠날 무렵엔 웃으면서 나간다”며 “6명의 직원들과 입소 여성들이 함께 마음을 터놓고 자립을 위해 애쓰는 것이 비결”이라고 밝혔다.

마음만으로 그들의 상처를 치유할 수는 없었다. 김 원장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모자가정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지원해왔다.

김 원장은 “1인 1자격증 1기능인을 목표로 목포지역 대학 및 공공기관과 연계해 모자가정의 자립을 돕고 있다”며 특히 여성들에게 책임감과 자존감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한다고 밝혔다.

그는 입소 여성들과 매주 금요일 저녁 정기 모임을 갖는 한편 수시로 상담하면서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면서 자신과 자식에게 책임감을 다하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김 원장은 “(입소 여성들에게) ‘이런 친절이 절대 공짜가 아니다’라고 한다”며 “ ‘3년 뒤 모자원을 나갈 무렵 당신 스스로 자립할 수 있게 된다면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친절을 베풀도록 노력하라’고 강조한다”고 밝혔다.

그는 모자원을 나간 여성들이 자립 후 도움이 필요한 곳에 후원금을 보내거나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을 볼 때 말할 수 없는 보람과 감동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근정포장을 받게 된 것은 돌아가신 어머니와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도와준 덕분인 것 같다”며 “모자 가정들이 당당히 사회에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밝혔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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