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5000원 때문에 서울 버스 멈춰서나
뉴스종합| 2012-05-17 10:08
-버스노사 임금협상 최종결렬, 15년만에 교통대란 가시화

-지노위 ‘시급 3.5%인상과 무사고시 월 5만원’ 중재안 내놔

-서울시 “시급 3.4%나 무사고 때 4만5000원”요구로 결렬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서울시내버스 노사 임금협상이 10시간이 넘는 마라톤협상을 이어갔지만 결국 5000원(연간 6만원)의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최종결렬됐다. 파업(18일 오전 04시)시한까지는 하루정도 남아 ‘물밑 협상’ 가능성도 있지만 노조 측이 서울시의 태도에 “진정성이 없다”며 협상거부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파업 현실화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협상 결렬, 왜?=노사 양측은 16일 오후 2시 반부터 17일 오전 1시 40분까지 11시간 동안 강남구 테헤란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임금협상을 위한 2차조정회의를 진행했지만 결국 입장차이를 줄이지 못했다.

지노위는 조정안으로 ‘시급 3.5%인상과 무(無)사고시, 포상금 월 5만원지급’을 제시했지만 노사 양측과 서울시가 세부안 조절에서 입장차를 보이면서 결국 협상은 결렬됐다.

노조 측은 협상 결렬 이유로 서울시에 책임을 돌렸다. 이태주 서울시버스노동조합 정책국장은 “지노위 조정안이 공식적으로 나오기 직전, 서울시 고위관계자가 자리를 박차고 나가면서 협상이 결렬됐다”면서 “우리 측에서는 임금 인상 폭에 대해서는 받아들이고 수당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세부사안을 조율해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협상 중 자리를 박차고 나가면서 협상은 끝났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시 관계자는 “지노위 중재안을 수용할 경우 올해 300억원 가량의 추가 부담이 생긴다. 조금이라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시급 3.4%인상+5만원’과 ‘시급 3.5%인상+4만5000원’ 안을 제안했으나 노조 측이 거부했다”면서 “1인당 연간 6만원을 더 받겠다고 고집을 피우면서 협상이 파행됐다”고 전했다.

▶파업 D-1일, 추가협상하나=최악의 상황인 파업까지 남은 시간은 하루 남짓. 하지만 상황은 좋지 않다. 안팎에서는 물밑협상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노조에서 더 이상 협상제의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내부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졋기 때문이다. 노조 고위관계자는 “서울시가 실질적인 협상 타결이 목적이 아닌 보여주기식 태도로 일관하며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 협상에 진정성이 없다”면서 “재협상 제의도 없었고 와도 협상에 응할 생각이 전혀없다. 더 이상 협상은 없다”고 말했다. 노조는 협상거부 방침을 정하고 예정대로 오늘 오후 3시 서울역에서 노조원 7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파업 출정식을 진행하고 18일 오전 04시부터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1997년 이후 15년만의 파업이다 .

입장차이도 여전히 크다. 현재 노조는 시급 3.5%인상은 수용하되, 수당을 최대한 높여 실질적 인상율을 5%로 맞춘다는 목표다. 또 서울시의 감차계획철회확답도 협상 조건에 반드시 포함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서울시는 지노위의 조정안에서 수당 부분을 하향 조정하는 것으로 협상안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감차부분에 대해선 이번 협상이 아닌 추후에 논의할 사항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막판 타결 가능성도 남아 있다. 실제 파업 돌입시 서울시와 노조 모두 여론의 비난을 감당하긴 부담스런 상황이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협상결렬이 아닌 자율협상기간”이라면서 “현재 막판 협상카드를 구상중으로 오전내 다시 협상을 시도하겠다. 하지만 상황이 낙관적이진 않다”고 말했다.

▶교통비상수송대책 충분한가?=만약 파업이 시작되면 교통대란은 피할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서울 시내버스 운전기사의 98%가 가입하고 있어 이들이 빠질경우 교통공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당장 7500여대의 버스가 운행을 멈춘다. 서울시가 비상수송대책을 내놨지만 서울 인구 27.8%가 매일 버스로 출퇴근을 하는 상황에서 7500여대의 버스를 대신하기엔 대책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서울시는 ▷출퇴근 시간 ‘지하철 연계 무료 셔틀버스’ 운행 ▷인천ㆍ경기버스 245대 추가배치▷ 지하철막차 1시간 연장운행(111회 증회 효과)▷출ㆍ퇴근배차 운행시간 1시간 연장(오전 7~10시, 오후 6시~9시, 144회 증회 효과)▷초ㆍ중ㆍ고 등교시간과 공공기관, 공기업 및 대기업 출근시간 오전 10시로 연기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권오혁 버스관리과장은 “비상 대책을 마련하긴 했지만 하루아침에 버스 7500대가 빠진 자리를 다 채우진 못할 것 같다”면서 “다소 불편이 따르겠지만 시민 여러분의 이해와 협조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hhj6386@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