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사퇴 없는 출당…그들, 어쨌든 금배지 단다
뉴스종합| 2012-05-17 11:42
이석기·김재연 쫓겨나도 의원직
李 “절대 사퇴불가” 배수진
무소속으로 ‘훗날’ 모색 가능

독자적 ‘당원 비대위’로 맞불 태세…당권파 조직적 반격 버티기 작전




통합진보당 당권파의 숨은 얼굴 이석기 비례대표 당선자가 17일 ‘절대 사퇴 불가’ 배수진을 쳤다. 당권파가 주장하고 있는 재조사가 이뤄져 자신 및 당권파의 잘못이 낱낱이 드러나도 “당원들의 뜻에 묻겠다”는 비상식적인 인식을 그대로 드러냈다. 당권파는 특히 이석기와 김선동 당선자를 중심으로 한 ‘당원 비대위’ 구성을 마무리 짓는 한편, 당권파 당선인들을 중심으로 ‘물타기 폭탄’을 조직적으로 감행하고 있다. 마치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흡사한 치밀한 조직력으로 ‘2주 버티기 작전’에 돌입한 것이다.

이 당선자는 이날 오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진실이 밝혀질 경우 사퇴할 것이냐는 질문에 “책임은 다른 정당과 달리 당원들에 의해 직접 선출된 것인 만큼 다시 당원 의사를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당권파의 재조사 요구가 받아들여지고, 재조사에서도 당권파가 주도한 부정이 밝혀지더라도 사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기존 ‘진성당원제’ 놀음으로 진실을 무력화시키려는 것이다.

이 당선자는 또 지난 12일 중앙위원회에서의 폭력사태와 관련된 책임자 처벌과 관련해서도 “인과 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지고, 책임자 처벌도 왜 그런 일이 생겼는가가 규명돼야 한다”며 “당원의 뜻을 잘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先) 원인 규명’이라는 해괴한 논리를 들이댄 셈이다.

당권파는 특히 이날 오전 혁신비대위와 맞설 ‘당원 비대위’ 출범을 위한 조직적 반란에 들어갔다. 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에 맞설 수 있는 대중적이고 무게 있는 위원장을 선출하는 한편, NL계는 물론 노동계까지 아우를 수 있는 비대위원단을 구성하기 위해 내부회의를 거듭했다. 비대위에는 김선동ㆍ김미희 등 당권파 당선자도 대거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2주 버티기’ 프로그램에는 조직적인 여론전과 물타기 폭탄도 들어 있다. ‘수구 보수의 조직적인 공격’으로 진실을 가리는 한편, 여론의 감성적인 측면에 계속적ㆍ반복적인 주입으로 여론을 호도하겠다는 것이다. 마치 세뇌교육 전략과 흡사하다.

전날 김재연 당선자는 ‘유시민 전 대표께 드리는 편지’에서 “금배지에 환장한 쓰레기로 매도되고 있지만, ‘총체적 부정, 부실’보고서를 인정할 수 없다”고 썼다. 김 당선자는 이 편지를 보도자료 형식으로 전 언론에 배포하는 한편,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올리는 치밀함을 보였다.

김미희 당선자도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정권교체를 위해 강력한 야권연대를 이뤄야 할 때 우리는 부정선거라는 색안경을 끼고 당권파를 잘라내야 할 암 덩어리, 괴물로 보기 시작했다”며 물타기 폭탄을 퍼부었다.

2주만 버티면 게임 끝이기 때문이다. 일단 19대 국회 당선자 수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19대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되면 전세가 역전될 것으로 보는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당권파가 차지한 지역구 4석에 이ㆍ김 비례대표 당선자를 합하면 6석이다. 현역의원 1명만 더 끌어들이면 당내 13석 중 과반을 확보, 원내대표와 함께 국회상임위원장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위력적인’ 의석 규모다.

특히 이ㆍ김 당선자가 해당행위를 해서 출당을 당하더라도 무소속 신분으로 의원직은 유지된다. 국회법에 따르면, 자신이 직접 사퇴하지 않는 한 비례대표 의석을 당이 반납받을 수 없다. 출당 사태가 발생하면 당권파는 무소속 신분의 두 당선자와 연대를 이어가다가 재입당을 시도하는 시나리오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윤희 기자>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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