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문술 기자]‘비아그라 복제약’과 관련 국내 제약사들의 발빠른 대응이 눈길은 끈다.
특허시비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특허만료일이 끝나자마자 제품을 출시하는가 하면 벌써 최저 가격으로 시장 선점에 나서기도 한다. 선발주자들의 이런 파격적인 행동에 후발주자들은 새로운 마케팅 수단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2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헤라그라)과 일양약품(일양실데나필)은 특허만료일(18일)에 맞춰 제품을 출시했다. 제품이 공급되는 시간을 감안하면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처방과 조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팔팔정ㆍ사진)은 이보다 사흘 늦은 21일 제품을 출시하면서 50mg 2정과 100mg 1정 가격을 5000원으로 동일하게 책정했다. 50mg 한알당 2500원이 되면서 고용량 100mg을 둘로 쪼개먹는 불편을 해소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비아그라의 비싼 약값(1만2000∼1만5000원) 때문에 분할 복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앞서 CJ제일제당은 출시 당일 내과와 비뇨기과 개원의 및 전문의 200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헤라그라(50mg, 100mg) 발매 기념 심포지엄을 열고 마케팅 활동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다음달 중순 복용 및 휴대 편리성을 높인 ‘헤라그라세립’을 새로 선보일 예정이다.
일양약품도 50mg, 100mg 두가지 용량의 제품을 내놓고 개원가를 중심으로 판촉활동에 나서는 중이다. 각각 가격은 CJ제일제당과 마찬가지로 3000원, 5000원 선이다. 3사 제품 모두 색깔은 비아그라와 유사한 청색 계통이다.
복제약이 안고 있는 리스크는 아직 있다. 비아그라의 물질특허는 이달 18일 종료됐으나 발기부전치료라는 ‘용도특허’는 2014년까지 유효하다고 화이자 측이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이 특허심판원에 제기한 용도특허 유ㆍ무효여부 심결은 다음달 중순에 나올 예정이다. 무효 판단이 나오면 나머지 10여개 제약사들도 준비했던 복제약을 일제히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들은 뒤늦은 가세로 인해 불리한 환경에서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보다 파격적인 가격이나 자극적인 마케팅 활동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후발주자들은 리스크를 피해간 만큼 선발업체에 비해 새로운 마케팅 수단을 고민해야 한다”면서 “향후 업체별로 성적 차이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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