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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일선배치” 외치던 경찰…조직쇄신 ‘비선라인’ 가동
뉴스종합| 2012-05-21 11:44
“본청과 지방청의 인력을 감축해 일선에 재배치함으로써 주민만족도를 높이겠다”는 김기용 신임 경찰청장의 약속이 구두선에 그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조직 쇄신을 이유로 정작 일선 경찰들을 파견 방식으로 본청에 불러모은 것에 대해 경찰 일각에서는 ‘비선라인’을 운영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현장 재배치계획에 따라 ▷현재 본청 인원의 20%를 감축하는 방안 ▷정원 대비 초과 인원을 감축하는 방안 등 2개안을 마련해 과(課)ㆍ계(係) 단위기구 통ㆍ폐합, 사무 조정, 비직제기구 폐지, 정원 조정 등의 자체 인력 감축을 추진키로 했다.

21일 현재 본청 현원은 1113명으로, 917명인 정원보다 196명 많다. 여기에는 초과 인원 77명과 업무 지원 119명이 포함돼 있다. 일선 지방청 정원도 632명이 초과된 9832명이다.

앞서 김 청장은 지난 14일 “본청 인력을 20% 정도 감축해 정원 범위 내로 인력을 운용할 것”이라며 “초과 현원을 무조건 감축하는 것이 아니고 꼭 필요한 인력은 유지하고, 기존 부서도 업무를 재검토해 불필요한 인력을 줄이는 방식으로 정원을 축소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 같은 인력 감축안은 5월 중에 있을 지방청 간 교류 인사와 7월과 12월 정기 인사 중 적정 시기에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인력이 부족하다는 일선 경찰들의 불만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경찰청이 일선 경찰들을 파견 방식으로 불러들여 ‘쇄신기획단’(이하 쇄신단)이라는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키로 한 때문이다. 쇄신단은 수원 112센터의 늑장 대응으로 실추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일선 경찰관의 뇌물 수수로 불거진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명분에도, 오히려 “현장 업무의 공백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쇄신단은 단장(경무관) 1명과 팀장(총경) 2명, 팀원 11명으로 구성돼 김 청장의 경찰 조직의 쇄신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의 한 관계자는 “쇄신단이 신임 청장의 비선라인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조현오 전 경찰청장도 ‘기본과원칙구현추진단’(이하 기원단)을 운영하며 경찰 조직의 변화를 주도한 바 있다. 조 전 청장의 비선라인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기원단은 조 전 청장이 취임하면서 결성돼 퇴임과 함께 해체됐다.

<이태형 기자>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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