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이석기 찍어라..’ 노트북들고 표 쓸어담아
뉴스종합| 2012-05-21 16:41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이석기 후보를 자O조직에서 조직적으로 지지한다고 노트북을 들고 다니면서 투표를 시켰다”

통합진보당 당권파가 이석기 후보를 비례대표로 올리기 위해 온라인 투표에서도 조직적인 부정을 저질렀다는 증언이 나왔다. 노동 현장에서 노트북을 들고 다니며 ‘이석기 후보를 찍으라’고 종용했다는 것이다. 온라인 투표에선 별다른 부정이 없었다는 이석기 당선자와 당권파의 주장과 전면 배치되는 주장이다.

통진당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조합원 K씨는 21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공장 전체 노조조합원 500명 중 300명이 당원이다. 당시 온라인 경선 때 이석기 쪽에서 노트북을 들고 다니면서 이석기 후보를 찍으라고 했다”고 말했다.

K씨는 또 “현장 투표에서도 선관위가 있는데 투표소 (바로) 옆에서 이석기 후보를 찍으라고 권유했다”고 덧붙였다. 이석기 후보의 당선을 위한 조직적인 부정이 저질러진 셈이다. 


당시 이 후보와 함께 경선에 나섰던 현대차 노조 부위원장 출신인 이영희 후보는 이 당선자에 밀려 당선권 밖인 비례대표 8번을 받았다.

이 조합원의 말을 뒷받침하듯 지난 11일부터 16일까지 현대차 전주공장엔 ‘가장 깨끗해야 하는 진보정치가 시장잡배 보다 못한 짓거리...’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이 대자보엔 “현대자동차 노동자후보가 출마했고 그런 후보가 전주공장에 인사를 하고 돌아다니는데도 불구하고 한 번도 보지도 알지도 못하는 비례대표 당선자 사업가인 이석기 후보를 자O노동자회 조직에서 조직적으로 지지한다고 노트북을 들고 다니면서 투표를 시켰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당초 이 당선자는 당차원의 진상조사위원회 보고서에서 비례대표 경선 득표의 61.5%가 IP 중복투표로 드러나자 “IP 중복투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부정선거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투표자의 거주형태, 근무형태 등에 기초한 일반적이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다. 또 지난 17일 라디오방송을 통해 “우리 비례선거는 온라인이 90%고 오프라인이 10%밖에 안 된다. 부정 의혹의 상당 부분은 오프라인인데 문제를 증폭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장 투표뿐 아니라 온라인 경선 과정에서도 조직적인 부정이 저질러졌다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이 당선자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됐다.

K씨는 “제 아들이 (4ㆍ11총선) 때 투표했다. 저도 노동당원으로서 통진당을 권유했다”며 “그런데 ‘아빠, 이게 뭐냐’고 한다. 할말이 없었다”고 말했다.

K씨는 또 “이렇게까지 현장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데, 당신은 그렇게 떳떳해도 되냐고 묻고 싶다”며 “어제부터 이석기 측에 계속 통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연결이 안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석기 당선자는 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이 ‘사퇴 시한’으로 못박은 21일 오전 10시까지 사퇴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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