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1번지
’국회입성 절대불가’엄포는 놓는데, ’이석기ㆍ김재연 콤비’ 막을 방법이 없네
뉴스종합| 2012-05-22 09:59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통합진보당 문제 의원들의 국회 입성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연일 ‘국회 차원의 제명’ ‘법률 검토’ ‘야권연대 파기’ 등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이석기ㆍ김재연 콤비’의 유혈 입성에 강한 불만감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막을 ‘카드’가 없다는 점에서 발만 동동 구를 뿐이다. 그렇다고 국회 차원에서 제명을 하자고 해도 이는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격이다.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괜시리 자기들의 손에 피를 묻여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지원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2일 “민주진보진영은 새누리당보다 나은 수준을 넘어 진짜로 도덕적이어야 한다. 그래서 통합진보당의 최근 사태를 보면서 더 참담함을 느낀다”며 “고개를 들어 국민을 봐 달라”고 말했다. 통진당 사태의 핵심으로 지목되고 있는 이석기ㆍ김재연 두 당선자의 결단을 호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통진당의 약진을 가능하게 했던 야권 연대의 파기 가능성도 언급했다. 박 위원장은 “야권연대는 국민과 민생을 위한 국민연대·민생연대다. 국민의 뜻을 저버린다면 야권연대는 존립의 근거를 잃게 된다”고 강조했다. 통진당 일부 당선자들의 부정 경선에 대한 비상식적인 변명, 그리고 이들의 애매모호한 국가관과 이념이 자칫 민주당 대선 주자에게까지 불똥튈 수 있다는 우려다.

통진당 사태의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는 새누리당은 이들의 종북 성향에 초점을 맞췄다. “당 차원에서 종북 주사파 의원의 국회 입장을 막아야 한다”, “부정 경선으로 당선된 통진당 비례대표의 처리에 대한 법률 검토에 들어가겠다” 같은 강한 발언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보수 단체가 주장하고 있는 이들 의원에 대한 제명 등에는 매우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석기ㆍ김재연을 국회 차원에서 재명하려면 의원들의 의견이 정리되야 하고, 민주당과도 협의가 필요하다”며 “말처럼 쉽지는 않다”고 사실상 불가능한 일임을 강조했다. 당내 경선의 문제, 또 몇 마디 말로만 나타난 문제 성향만으로 헌법 기관인 국회의원을 제명할 경우, 대선을 앞두고 불어올 수 있는 역풍을 우려한 셈이다.

다만 통진당에서 주장하고 있는 상임위원회 위원장 1석 배분에 대해서는 새누리당과 민주당 모두 부정적이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못을 박기도 했다. 민주당 역시 통진당의 요구에 대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 정치권에서 우려하고 있는 국방, 외교, 통일 등 핵심 상임위 진출까지는 막기에 역부족인 모습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석기ㆍ김재연 당선자가 무소속이 된다면 국회의장이 상임위 배분을 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지만, 통진당 소속이라면 특정 상임위 입성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현행 국회법에 원내교섭단체 소속 의원들로만 구성토록 규정하고 있는 정보위가 아닌 국방ㆍ외교 관련 상임위에 이석기ㆍ김재연 당선자가 배치되는 상황에 손 놓을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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