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미술계 팔방미인 이두식 "평범한 월급장이도 제그림을.."
라이프| 2012-05-22 10:04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 ‘미술계 팔방미인’ 이두식 교수(홍익대)가 신작을 모안 5월 23일부터 서울 인사동 선화랑(대표 원혜경)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이두식 교수는 미술교육자, 미술행정가,부산국제비엔날레 운영위원장 등으로 숨가쁘게 활동하면서도 작가로도 다작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금까지 그려온 그림이 무려 4500점이고, 이번 전시가 70회 개인전이니 얼마나 왕성하게 활동했는지 알 수 있다. 미술계에선 그의 그림이 호텔이며 골프장, 유명식당 등에서 자주 마주치지만 ‘좋은 기(氣)가 흘러나온다’며 여전히 수집을 희망하는 여전히 많다.

“그 점에서 저는 자부심을 느낍니다. 지난 1981년 미국 LA 전시 때 친구인 이장희(가수)를 따라 뉴욕의 이장희 친구집에 놀러간 적이 있어요. 그 집에 제 그림이 유리판 없이 걸려 있더라고요. (제가 그 그림을 그린 화가인줄 모르던) 집주인은 ‘어느날 유명한 기 치료사가 와서 이 그림을 보곤 그림 자체에서 좋은 기운이 흘러나오는데 왜 유리판으로 왜 막았느냐. 유리를 떼어내라’고 해 곧바로 뗐다는 거죠”. 그 때부터 그 역시 자신의 작품에서 유리판을 영원히 없앴다.


이후로도 심각한 우울증에 빠졌던 한 사업가가 빨강, 노랑, 초록 등 강렬한 원색이 어우러진 자신의 그림을 보고 병이 호전됐다고 하는 등 좋은 기운을 받았다는 인사를 여러번 들었다. 그는 좋은 기운을 불어넣기 위해 마음이 언짢거나, 술을 마셨을 때는 붓을 잡지 않는다. 주로 새벽에 작업하는데 작업 전에는 늘 명상을 하고 시작한다.

큰 덩치에 적잖이 우락부락한 인상에, 그림에 있어선 더없이 예민하나 활달한 성격의 그는 자서전 격인 책 제목이 ‘고릴라, 로마역에 서다’이다. 이탈리아 로마 플라미니오 역사(驛舍)에 아시아 작가로는 유일하게 자신의 벽화가 설치돼 그같은 제목을 달았는데, 스스로를 고릴라에 비유할 정도로 막힘이 없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작고한 선화랑 김창실 회장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자리다. 지난 2002년부터 중국 미술관 등에서의 전시가 줄을 이으며 강렬한 원색이 어우러진 추상표현적 회화가 중국에서 호평을 받자 국내에서의 본격적인 전시는 사실 좀 뜸했다. 그러자 생전의 김 회장이 “바깥으로만 나돌지 말고 한국에서도 전시 한번 하자”고 해 개인전을 하게 됐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고인이 기획한 마지막 전시인 셈이다.


’강남에선 이두식 교수의 그림이 한집 건너 걸려있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을정도로 그의 그림은 더 이상 ‘희귀품’이 아니다. 작품값도 동년배 작가들에 비해 현저히 낮다. 자신의 작품을 원하면 평범한 샐러리맨도 누구나 소장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이번에 내놓은 ‘잔칫날(Festival)’ 연작에서는 동양적 여백과 선의 운용이 눈에 띈다. 최근의 변화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추상적인 서양화를 했지만, 동양적 정신세계를 놓치지 않겠다는 결의 때문이다. 총출품작은 드로잉을 포함해 40점. 전시는 6월 12일까지. (02)734-0458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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