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복원 선도’ 경안천 살린 신세계
쓰레기·악취 진동 모습에 눈살
구학서회장 “지역위한 봉사하자”
경기도와 경안천 살리기 MOU
5년만에 생태복원 놀라운 변신
구학서 신세계그룹 회장은 2007년 임직원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가다가 우연히 팔당호 지류인 경안천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쓰레기가 둥둥 떠다니고 악취까지 풍겨 하수구와 다를 바 없었다. 경안천은 팔당호 수량의 1.6%에 불과하지만, 오염도 비중은 16%에 달한다는 걸 알게 됐다.
이왕 봉사활동을 하는 김에 환경경영차원에서 경안천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기로 결정하고 경기도와 양해각서를 맺었다. 50억원을 들인 팔당호 수질 개선 사업의 시작이었다.
신세계는 23일 경기도 남양주 조안면 다산유적지에 조성한 ‘실학 생태동산’ 준공식<조감도>을 가졌다. 구학서 회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 이석우 남양주 시장, 허인철 신세계 경영전략실장(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 생태동산은 그동안 신세계가 진행한 경안천 상류 ‘금학천 인공습지’, 중류의 ‘목현천 청석바위 생태공원’ , 하류의 ‘습지 생태공원’ 조성에 이은 것으로, 팔당호 수질개선 사업의 ‘완결판’이다.
약 10개월간 22억원이 투입된 생태동산은 다산 실학 박물관 남쪽 호반 약 3만5000㎡에 조성된 수변공간으로 갈대군락지, 생태탐방로, 팔당호 전망대 등으로 이뤄져 있다. 폐수 방류에 유의해야 하는 제조업이 아닌 유통업을 주력으로 하는 신세계가 수질 개선에 발벗고 나선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신세계 측은 “국내 기업이 순수사회공헌 차원에서 생태복원 사업에 참여해 꾸준히 진행해 온 사례 중 최대 규모”라고 했다.
생태동산 자체로도 의미 있지만, 그동안 경안천에 쏟은 노력 덕분에 이곳 수질(생물학적 산소 요구량 기준)은 2006년 4급수에서 지난해 2급수로 올라섰다. 황량했던 지역에 물고기와 철새, 야생동물이 찾아들어 온기가 돌게 됐다.
신세계는 이런 환경복원 사업을 하면서도 일반인 출입을 막는 통례를 깨고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곳으로 만들었다는 점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실제로 생태공원 조성 이후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고객을 초대해 환경 그림 그리기 등의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홍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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