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회사원 최모(27)씨는 며칠 전 서울 강남의 한 유명 냉면집을 찾았다가 냉면 가격을 두고 의문이 들었다. 면과 육수, 수육, 계란, 오이, 무가 전부인 냉면 한 그릇이 어떻게 1만원이 넘는지 궁금해졌다. 냉면집 주인은 좋은 재료를 쓰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최씨의 의문은 가시지 않았다.

요즘 서울 강남, 중구 등 서울 시내 유명 냉면 전문점의 물냉면 한 그릇 가격은 대부분 1만원으로 먹기 힘든 수준이다. 냉면으로 이름난 서울 을지로의 A면옥은 1만 1000원에 달한다. 마포의 B냉면집은 한 그릇에 9000원이다. 반면 강남에 위치한 B냉면집은 4000원이고, 인근의 C냉면 프랜차이즈 업소는 6000원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냉면의 평균가격은 7636원이었다.

냉면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면발이 700원 가량, 수육 300원~400원, 육수, 계란, 오이, 무, 김치를 다 포함해도 식재료비가 1500원~2000원 이하”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냉면에는 들어가는 재료는 종류가 적고, 반찬도 없어 식재료비가 3000원을 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인건비, 임대료, 세금 등을 포함한 총원가는 프랜차이즈 냉면 업체의 경우 3000원 미만이다.

냉면업계 관계자들은 “냉면 총원가를 아무리 높게 잡아도 4000원~5000원을 넘길 수 없다”며 “냉면 1만원은 비싼 임대료 및 인테리어, 서비스 등을 감안해도 비싸도 너무 비싸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브랜드 인지도가 있는 냉면 전문점들이 너무 높은 가격을 받는 배짱영업을 하고 있다”며 “한 그릇 당 마진율이 50% 이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안병일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판매자는 가능한 마진을 많이 남기려 한다. 원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비싼데도 소비자들이 사먹는 지가 중요한 것”이라며 “비싼 냉면집에 손님이 가는 것은 소비자가 만족하는 다른 서비스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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