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2금융권 대출 포트폴리오 확 달라졌다
뉴스종합| 2012-05-23 11:21
건설업 비중 작년말 33% 급감
전기·가스 등 1년새 266%급증
부동산 침체·구조조정 여파
수익보단 안정…체질 개선 효과


제2금융권의 대출 포트폴리오가 확 바뀌었다.

건설 및 부동산 관련 업종에 몰렸던 대출 자금이 전기, 수도 등 인프라와 금융ㆍ보험 분야로 분산되고 있다. 창업 열풍이 주춤하면서 숙박ㆍ음식업 관련 대출이 줄고, 도ㆍ소매업 대출은 늘었다. 2금융권이 수익성보다 안전성 위주로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건설업 총대출금은 11조3677억원으로, 전년도 말보다 33.1% 급감했다. 분기별로 봤을 때 지난 2010년 1분기 이후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관련업종인 부동산 및 임대업 총대출금도 전년(2010년) 말보다 22.9% 줄어든 17조9225억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및 임대업 총대출금은 2010년 1분기 정점(22조8132조원)을 찍은 뒤 줄곧 하락했다.

경기변동에 민감한 숙박ㆍ음식업 관련 총대출금은 2분기(지난해 3ㆍ4분기) 연속 감소했고, 교육서비스업 총대출금은 지난해 말 14.7% 급감하면서 관련통계 집계 이후 최저(3478억원)를 나타냈다.

반면 공공 분야 대출은 크게 늘었다. 전기ㆍ가스ㆍ증기 및 수도 사업 대출은 지난해 1분기부터 증가세로 돌아선 데 이어 3분기 228.1%, 4분기 266.1% 급증했다. 총대출금도 지난해 말 기준 2조636억원으로 사상 최대다.

공공 행정 등 기타 서비스업 총대출금은 30개월만에 두자릿수 증가율(10.7%)을 보이면서 18조5767억원을 기록했다. 2금융권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금융 및 보험업 대출도 여전히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말 현재 총대출금은 32조6428억원으로, 전년도보다 8.2% 늘었다. 비중은 작지만 운수업 대출도 크게 늘어 2000억원대를 바라보게 됐다.

2금융권의 자산 운용처가 다변화된 것은 무엇보다 저축은행 업계를 재편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관련이 깊다. ‘부실=퇴출’ 공식이 성립되면서 수익성 높은 사업보다 안전성에 방점을 뒀다는 얘기다. 공공 부문 대출이 늘어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에 침체된 부동산 경기도 한몫 했다. 큰 수익을 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은 막힌지 오래다. 특히 중견 건설업체들도 줄도산하는 판에 잘못 대출해줬다가 금융회사까지 부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억제하면서 여유 자금이 틈새 시장으로 분산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용할 수밖에 없다”면서 “수익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투자처를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