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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라크 신도시 어떻게 성사했나…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진두지휘
뉴스종합| 2012-05-24 09:45
-김 회장 직접 보고, 회의 주관 등 1년여간 공들여

-인천 에코메트로에 헬기 띄워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 위원장 설득

-김 부회장 이라크에 상주하며 정부 예산 확보, 국영은행 지급보증, 물가상승률 반영 공사금액 증액 조항 등 이끌어


[헤럴드경제=류정일 기자] 지난해 4월 한국을 방문한 사미 알 아라지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 위원장 등 이라크 정부 관계자들은 한화가 인천시 남구 고잔동 일대에 조성중인 ‘인천 에코메트로’를 둘러보고 크게 만족했다.

한화가 238만㎡, 1만2000여 세대로 조성중인 에코메트로 상공에 헬기를 띄워 수차례 현장을 직접 보여준 결과, 이라크 관리들은 한화의 시공능력과 기술력에 대한 신뢰를 보냈다.

한화가 이번 이라크 신도시 개발 계약을 성사시킨 배경에는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도시개발사업인 에코메트로의 성공적인 수행이 크게 작용했다.

헬기 투어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해외사업 전담’ 특명을 받은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의 아이디어였다. 김 회장은 2009년말 김 부회장에게 해외사업을 총괄토록 했고 김 부 회장은 사우디 마라픽, 요르단 삼라, 알제리 아르쥬 프로젝트 등 굵직한 해외 공사를 연이어 수주했으며 이번에 사상 최대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5월 한화건설을 통해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와 비스마야 프로젝트에 대한 MOA(합의각서)를 체결한 이후 1년여간 최종 수주할 수 있도록 직접 지휘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은 전후 복구 사업으로 100만 세대 국민주택 건설을 추진하는 이라크의 첫 계획인 비스마야 프로젝트의 규모와 의미, 국가적 이익과 상징성 등을 고려해 중대 사안으로 판단하고 세세한 부분까지 직접 챙기고 보고받으며 관련 회의를 주관하는 등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김 회장의 지대한 관심을 반영해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을 비롯한 실무진이 구체적인 계약조건 협의를 위해 이라크 현지에 상주하다시피 하며 20여차례에 걸쳐 계약 조건 변경과 협의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이라크 정부가 신도시 건설공사의 예산을 확보하고 재무성 산하 3개 국영은행이 공사대금에 대한 지급보증을 책임지기로 했다. 또 이라크 정부가 주택분양을 책임지며 한화는 본계약 체결시 선수금으로 25%를 수령하고 7년간의 공사기간 중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공사금액 증액 조항을 포함시키는 등 유리한 계약 조건을 손에 쥘 수 있었다.

한화건설은 단기간 내에 10만호 주택건설과 단지조성 공사의 동시 진행을 위해 PC(Precast Concrete) 공법을 쓸 계획이다. 건축물의 기둥, 보, 벽과 같은 부자재들을 공장에서 제작한 후 공사현장으로 운반, 설치해 완성하는 공법으로 공사가 본 궤도에 오르면 두 달에 한번씩 잠실 3단지(4000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를 건설 공급하게 된다.

이를 위해 한화건설은 공사부지 주변에 세계 최대 규모의 PC 공장을 짓는다. 1700여명이 투입될 PC 공장에서는 매일 80세대, 연간 2만 세대에 해당하는 슬래브와 벽체를 동시에 생산하게 된다. 하루에 사용되는 콘크리트 양만 레미콘 430대에 달하는 6400톤이며 현장인원을 포함, 일 평균 약 2만6000명의 인력이 투입돼 110만㎡에 달하는 대지에 베이스캠프 120동을 별도로 계획하고 있다.

ry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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