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여동헌,실버선장의 보물상자 열어보니
라이프| 2012-05-25 07:48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 치밀하기 이를데 없는 입체판화 기법으로 꿈과 설렘, 흥겨움이 담긴 ‘웰컴 투 파라다이스’ ‘파라다이스 시티’ 연작을 선보였던 여동헌 작가가 새로운 작업으로 미술팬과 만나고 있다. 여동헌은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갤러리 아트파크(대표 박규형) 초대로 ‘여동헌- 실버 선장의 보물상자’전을 오는 27일까지 개최한다.

실버 선장은 영국 작가 로버트 스티븐슨의 모험소설 ‘보물섬’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작가는 그러나 스티븐슨의 원작 소설보다, 어린 시절 즐겨 봤던 데자키 오사무의 일본판 TV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실버 선장에 더 끌린 듯하다.
자신의 인터넷 닉네임을 ‘실버선장’으로 정한 여동헌은 분신과도 같은 실버선장에게 파라다이스인 보물섬을 선사했다. 따라서 이번 연작은 지극히 현대적인 보물섬인 셈이다.

강렬한 오렌지빛 회오리바람이 폭발할 듯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화면에는 작가의 작업실에 나뒹구는 오색의 물감튜브, 붓, 팔레트가 경쾌하게 등장한다. 또 자동차, 악기, 카메라, 비행기, 애드벌룬, 슈퍼맨, 람보, 마징가 젯트 등도 화려무쌍한 빛깔을 띈채 자리잡고 있다. 

여동헌은 전작에서 보여줬던 아기자기한 천국, 달콤했던 도시와는 달리, 역동적이면서도 강렬함이 분출하는 새로운 공간을 통해 스스로가 꿈꾸는 이상향을 형상화했다. 판도라의 상자가 ’뻥’하고 열린 듯 폭발하는 화면에선 작가의 힘차고 행복한 환호성이 들리는 듯하다. 02-733-8500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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