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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부자 꿈꾸던 30대 끝내 주검으로…
뉴스종합| 2012-05-25 11:55
지인들에 돈빌려 투자후 큰손실
“빚 갚아라” 압박에 한강서 투신



주식투자 실패 후 종적을 감췄던 30대 남성이 6일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한강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이 남성이 자신의 연인에게 ‘보고싶다. 뒤처리를 부탁한다’는 내용의 e-메일 유서를 남긴 것으로 미루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25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A(36) 씨는 지난 24일 오후 12시께 서울 마포구 하중동 서강대교 남단 한강하류 200m 지점에서 표류하다 순찰 중이던 한강경찰대 소속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 당시 A 씨는 이미 숨을 거뒀으며 팔에 이끼가 끼어있고 온몸에 수포가 형성돼 있는 등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지난 18일 유서를 남긴 채 종적을 감췄다. 그가 자신의 동거녀인 B 씨에게 보낸 A4 용지 3장 분량의 e-메일 유서에는 “마지막으로 보고 싶지만 그러면 안될 것 같다. 뒤처리를 부탁한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었다.

A 씨의 여동생 C 씨는 며칠째 A 씨가 연락이 닿지 않자 지난 21일 서울 노원경찰서에 실종신고를 했다. 경찰이 전국에 수배를 내리고 행방을 쫓았지만 A 씨는 결국 싸늘한 주검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그가 뚜렷한 직업 없이 개인적으로 주식 선물투자를 해왔다고 전했다. 그는 지인에게 돈을 빌려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본 후 돈을 돌려달라는 압박에 시달려왔으며, 최근에는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찜질방 등을 전전하며 지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외상 등 타살 흔적이 없는 것으로 미루어 A 씨가 스스로 투신해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 조사 결과 A 씨가 주식투자 실패로 많은 빚을 지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빚의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는 가족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A 씨가 사채 등 불법 사금융의 피해를 입었는지 여부에 대해선 “아직까지 확인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박수진 기자>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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