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
그리스→스페인? 유로존 신용경색 우려 확산 차단 여부 주목
뉴스종합| 2012-05-29 07:58
이번주 변동성 고비. 6월 증시 1750~1930선 등락

[헤럴드경제= 강주남 기자] 국내 주식시장은 이번주에도 유로존 신용경색 확산 우려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존의 정치ㆍ금융 이슈에 따라 방향성이 결정될 전망이다. 특히 코스피가 전주말 1820선을 회복하는 등 일정부문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을 거친 상태여서 증시 변동성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국내 증시는 이번주와 내달초 변곡점을 거쳐 내달까지 코스피 1750~1930선에서 등락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존 리스크와 호전되지 않는 미국의 경기지표 등 악재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내달 17일 그리스 2차 총선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점은 국내증시에 여전한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주 개장 첫날 유럽 금융시장에서는 그리시트(Grexit) 우려에 이어 스페인 금융권 유동성 위기마저 부각되며 10년만기 스페인 국채금리가 하루 만에 18bp(0.18% 포인트)나 급등, 6.47%에 도달했다. 지난해 기록했던 6.7% 돌파도 시간문제로 전망하고 있다. 스페인 국채금리가 7% 대에 도달해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하면 아일랜드와 그리스처럼 구제금융 신청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실제로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방키아를 비롯한 스페인 다섯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내렸으며 스페인 경제가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이번주에는 미국의 ISM제조업 지수 및 비농가 취업자수, 중국 PMI 등 G2의 핵심지표가 연이어 발표될 예정이다. 유럽사태로 인한 글로벌 수요 위축 우려가 크고, 최근 발표된 중국 경기지표가 부진하였다는 점에서 주요 경기지표 결과도 다소 부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경기지표가 부진할수록 미국과 중국의 경기부양책 시행 가능성과 주요국들의 유럽사태 해결의지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방적인 조정보다는 기술적 반등을 수반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스페인 뱅크런 사태는 이미 예고돼 왔고, 우려가 커질 수록 유로존 정치권의 단결력도 그만큼 높아지면서 해결책을 이끌어내기가 훨신 수월해질 것이란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특히, 유로본드 도입 아이디어를 지지한다는 이탈리아 몬티 총리의 발언처럼 주요 EU 정상들이 해법 마련의 여지를 남겨두었으며, 대부분의 국가들이 한 목소리로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피력하는 등 사태해결의 의지를 보여주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

이주호 우리증권 연구원은 “아직 규모는 미미하지만, 프로젝트본드를 내년 시험 도입하기로 한 것은 향후 행보에 있어 의미가 적지 않다는 판단이다”며 “프로젝트본드가 사실상 유로본드의 전 단계 성격을 갖고 있으며, 실질적인 성장정책을 향한 시발점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급측면에서는 외국인의 매도 패턴 변화 여부가 이번주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5월 매도세는 지난해 8월 그리스 재정위기 이후 최대규모이며, 2010년 이후로도 세번째에 해당하는 강력한 매도세였다. KOSPI 거래대금대비 외국인 매도비중(4.1%, 4주 평균)도 지난해 8월(3.7%)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달들어 이미 4조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매도세를 기록했기 때문에 다급한 유동성은 어느정도 확보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매도세로 원달러환율이 1185원까지 단기 급등, 외국인이 주가하락과 환차손 등을 감수하면서까지 추가적인 대규모 매도에 나설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연구원은 “최근 주가 급락으로 우리증시의 PER(주가수익비율)은 8.25배, PBR(주가순자산비율)은 1.1배 수준으로 각각 떨어지는 등 극단적인 저평가 상태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대규모로 프로그램 매물이 소화되고 있는 가운데 주식형 펀드로는 5월에만 1조원 가까운 자금이 유입되면서 외국인 매도에 따른 수급적 불균형을 완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회복할 경우 국내 주식시장이 상대적으로 빠른 반등세를 보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유로존 충격으로 코스피가 급락할 경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IT와 자동차, 인터넷 업종에 대한 비중확대 전략과 함께 단기적인 기술적 반등을 노린 조선, 건설, 화학 업종에 대한 단기매매 전략도 유효해보인다.

이같은 증시 분위기는 6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기술적 분석가는 “5월말부터 6월까지 점진적으로 상승해 6월중 코스피가 1890~1917포인트까지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스피는 20일선 아래에 위치하고 있으나 지수보다 선행하는 조선, 정유, 화학, 은행, 건설, 자동차부품, 항공, 음식료 등 주도주들이 20일선을 상향 돌파했거나 조만간 돌파할 것임을 예고해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 KOSPI 12개월 예상 PER과 PBR이 각각 8.0배와 1.0배 수준이라는 점에서 추가 가격 조정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이지만, 추격 매수를 유인할 동기 부여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반등은 ‘릴리프 랠리’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해보여 6월 지수 목표치를 1,780~1,930포인트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최선호주로는 현대차(005380)와, KB금융(105560), 고려아연(010130), 대한항공(003490), 웅진코웨이(021240), LS(006260), 현대미포조선(010620), GKL(114090), 녹십자(006280), 매일유업(005990) 등을 꼽았다.

/namkang@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