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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경제 급속 마비..탈출구 보이지 않는다
뉴스종합| 2012-05-29 10:10
[헤럴드 경제=김영화 기자]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탈퇴 가능성이 거론된 그리스의 경제가 급속히 마비되고 있다. 특히 총선 이후 정정 불안이 커지면서 공공, 기업, 가계의 경제활동이 총체적인 난국에 빠졌다.

그리스 경제는 올 들어서도 지난 1분기 성장률이 -6.2%를 기록해 6년째 침체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는 29일 마지막 보루였던 관광 산업마저 정정 불안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그리스 경제의 탈출구는 보이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그리스의 여행ㆍ관광 부문이 국내총생산(GDP)에 기여한 비중은 16.5%에 달했다.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가운데 3위 수준이다. 하지만 최대 성수기를 맞은 요즘 그리스 여행업계는 예약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울상이라고 WSJ는 전했다.

이어 이런 추세라면 올해 그리스를 찾는 관광객 수는 지난해보다 약 150만명 줄어 GDP 성장률을 1%p 갉아먹고, 여름철 일자리를 10만개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 활동도 위축되고 있다. 기업 자문사인 ICAP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74%는 판매를 늘리기보다 부실채권과 자산 보호에 우선순위를 둔다고 답했다.

특히 상당수 외국 기업들은 그리스 은행이 아닌 외국계 은행이 지불 보증을 해야만 그리스에 상품을 판매하려 한다고 그리스 일간 카티메리니는 전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그리스의 자금 시장도 악화 일로다. 예금 인출 행렬 속에 지급준비금 마저 모자라게 된 민간은행권의 기업 대출은 사실상 중단상태다. 유로존 이탈 가능성에 따른 결제 통화의 불확실성 탓에 기업간 어음 등의 신용 거래는 자취를 감추고 있다.

카티메리니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한 여행사는 그리스 호텔에 불확실한 미래를 이유로 선지급금 입금 보류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정부 역시 약품을 공급한 제약사 등에 대한 대금 지급을 유예하고 있다.

혼란을 틈타 각종 탈세 행위는 더욱 기승을 부린다. 유로존 이탈 후 커질 불확실성을 염두에 둔 그리스인들은 당장 내야 할 세금 납부를 미루는가 하면 수많은 음식점에서 가격을 깎아주는 대신 영수증을 내주지 않는 탈세도 확산되고 있다. 카티메리니는 정치적 불확실성과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 등이 이미 침체를 빠진 그리스 경제의 숨통을 더 조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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