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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폭력·시위 … ‘덫’ 에 걸린 이집트 대선
뉴스종합| 2012-05-29 11:38
이집트 대선이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정국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집트 선거관리위원회는 28일(현지시간) 대선 결선투표가 6월 16~17일(현지시간) 무슬림형제단의 모하메드 모르시(61)와 총리 출신의 아흐메드 샤피크(71) 간 대결로 압축됐다고 28일 공식 발표했다. 이 같은 결과에 불만을 품은 시민 수천명이 이집트 전역에서 거리로 뛰쳐나왔다. 군중 수백명은 샤피크의 선거사무실에 난입하기도 했다.

공군 장교 출신으로 무바라크 집권 당시 마지막 총리를 지낸 샤피크를 도무지 받아들이기 어렵고, 시민들의 기본권 보장에 미온적인 최대 이슬람단체 무슬림형제단의 종교적인 수사법도 걱정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아랍의 봄’을 통해 철권통치자 호스니 무바라크를 축출했다는 자부심을갖고 있는 이집트 시민들로서는 자신들 앞에 놓인 딜레마 같은 선택 앞에 실망을 감추지 못하는 상태다. 특히 시위대 일부가 정체 모를 세력의 공격을 받았다는 소식은 샤피크의 결선 진출에 불만을 품고 민주적 성지인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에 속속 모여들었던 사람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결국 선관위의 발표가 난 뒤 수시간이 지나 군중 수백명은 샤피크의 선거사무실에 들어가 유리창과 선거 홍보물들을 닥치는대로 부수고 홍보 벽보를 떼어냈으며, 끝내 건물에 불까지 질렀다. 이 같은 분노의 시위는 수도 카이로뿐만 아니라 지중해 항구도시 알렉산드리아 등 많은 도시에서도 일어났다. 집회 참가자들은 카이로 중심가를 행진하던 19세 학생 마흐무드 모멘은 “무바라크 정권 아래서 일한 정치인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우리는 광장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고 말했다.


<윤현종 기자>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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