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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銀, 소액신용대출 연체율 급등…‘빨간불’
뉴스종합| 2012-05-31 09:40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저축은행권의 숨통을 틔워준 ‘소액신용대출’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막히면서 300만원 이하 신용대출을 늘리고 있지만 고객 관리가 안돼 연체율이 계속 오르고 있다. 이 때문에 아예 소액신용대출 사업을 접는 저축은행도 생겼다.

31일 저축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소액신용대출 잔액이 100억원 이상인 14개 저축은행(영업정지 저축은행 제외)의 평균 연체율은 8.25%로, 2011년 3월 말보다 1.99%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소액신용대출 잔액은 2486억원 늘었다.

연체율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현대스위스3저축은행으로 9.87%포인트 상승했다. 이어 현대스위스저축은행 8.47%포인트, 세람저축은행 8.34%포인트, 아주저축은행 6.34%포인트, 신라저축은행 5.07%포인트 등으로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14개 저축은행 중 연체율이 떨어진 곳은 부산솔로몬(-6.70%포인트)ㆍ부산고려(-2.30%포인트)ㆍ한성(-1.91%포인트)ㆍ예가람(-1.70%포인트)ㆍ스타(-0.12%포인트) 등 5곳에 불과하다.

소액신용대출을 주력으로 하는 대형 저축은행의 연체율도 높다. 소액신용대출 연체율이 가장 높은 곳은 신라저축은행으로 15.37%에 달했다. 총자산 규모 업계 1, 2위인 현대스위스저축은행과 HK저축은행의 연체율은 각각 14.15%, 12.17%로 대부업체 수준이다. 현대스위스3저축은행과 세람저축은행도 각각 12.57%, 11.11%로 연체율이 높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소액신용대출 사업을 포기하는 저축은행도 생겼다.

총여신 규모 22위인 오릭스저축은행과 39위인 삼성저축은행은 일찌감치 소액신용대출 사업을 접었다. 더블유저축은행은 관련 상품을 출시만 했을 뿐 사실상 영업은 하지 않고 있다.

저축은행권이 소액신용대출 사업에 고전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대출심사시스템이 미비하고 사후관리가 허술하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유명 대부업체들은 미국의 대부금융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수년간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왔다”면서 “저축은행들은 고객 신용 정보를 확보하기 어려운데다 채권 추심 등에 대한 노하우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또 리스크 대비 대출 금리가 대부업계에 비해 낮은 것도 소액신용대출 사업을 중단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소액신용대출을 받는 고객의 신용도는 대부업체와 유사하지만 금리가 낮아 리스크 관리 비용이 더 많이 든다”면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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