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20조 차이 주먹구구 정부결산... 자산은 부풀리고 부채는 줄이고
뉴스종합| 2012-05-31 10:27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감사원이 정부 재무제표를 처음으로 감사한 결과 무려 20조원에 달하는 오류가 발견됐다. 오류의 종류도 감가상각을 빠뜨리고, 공시지가 적용을 잘못하고, 취득하지도 않은 자산을 등록하는 등 초보적인 회계수준이 대부분이어서 그 동안 국가 재정관리가 얼마나 허술하게 관리됐는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감사원이 31일 국회에 제출한 2011 회계연도 재무제표 감사결과를 보면, 자산은 4조 2520억원이 부풀려졌고, 부채는 14조 2534억원이나 줄여졌다.

자산분야에서는 기획재정부가 상환의무가 면제된 지방채를 인수하면서 이를 상환받을 수 있는 단기투자증권으로 처리해 2조 932억원의 자산을 과대계상한 것이 가장 컸다. 기재부는 보유 유가증권 중 휴ㆍ폐업 등으로 회수가 불가능한 주식을 감액처리하지 않아 1085억원을 과대계상하기도 했다. 또 국방부는 보유중인 토지의 공시지가를 잘못 적용해 1조 6282억원의 자산을 부풀렸다.

부채부문에서는 행정안전부의 오류가 가장 심각했다. 연금미수급권자인 20년 미만 재직자의 연금충당부채는 장래 예상 퇴직시점을 감안해 선정해야하는데, 이들이 2011년말 일시에 퇴직하는 것으로 산정해 무려 12조8807억원의 부채를 과소 계상했다. 또 국토해양부는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으로부터 인수한 채무 2800억원을 누락했다.

회계 전문가들은 “부채와 자산조차 정확히 산정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재정건전성을 운운할 수 있느냐”면서 “이번에 처음으로 감사를 받아 철저히 준비를 했을텐데도 20조원의 차이가 나는데 과거에는 얼마나 주먹구구식이었겠냐”고 지적했다.

감사원의 국가결산보고서 중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는 2008년말 시행된 국가재정법 부칙 제2조에 따라 2011회계연도 결산부터 처음으로 실시됐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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