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더킹 투하츠’ 이윤지 “이번이 가장 힘든 시기였다”
엔터테인먼트| 2012-06-05 08:29
배우 이윤지가 MBC 월화드라마 ‘더킹 투하츠’를 통해 선보인 모습은 비단 남한 공주의 발랄함만이 아니었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홍대 클럽에서의 파격적인 모습과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고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된 모습, 신분을 넘어선 사랑과 더불어 그 사람의 죽음을 지켜봐야 하는 아픔을 표현하며 안방극장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최근 홍대의 한 카페에서 본지와의 만남을 가진 이윤지는 이제 막 ‘더킹 투하츠’의 공주 이재신에서 빠져나오는 중이었다.

“방송이 다 끝나고 나서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니까 조금씩 이재신에서 빠져나오고 있는 것 같아요. ‘이제 다 끝났으니까’ 하는 생각과 더불어 떨어져 나와 있으니 냉정하게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다른 여배우들은 한 번 하기도 힘든 공주 역을, 그것도 현대 우리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든 ‘현대판 공주’를 두 번이나 맡았던 이윤지와 함께 아직 여운이 채 가시지 않는 ‘더킹 투하츠’ 이야기와 더불어 그의 속마음에 대해 알아봤다.


# ‘더킹 투하츠’, 가장 힘든 시기였다

이윤지에게 있어서 ‘더킹 투하츠’는 ‘만들었다’는 표현보다 ‘만들어줬다’는 표현이 맞는 작품이다. 그는 극중에서나 현실에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존재였다. 특히 그에게 있어 조정석은 가장 고마운 사람들 중 하나다.

“이번 작품에서 너무나도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아요. 다른 배우들에 비해 장면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다들 인상 깊게 봐주신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은 제가 어떤 걸 하나 했다기보다는 주위에서 만들어줬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아요. 특히 근위대장 은시경을 연기해준 (조)정석 오빠가 가장 고마워요.”

그는 이번 작품을 시작하면서 많은 걱정과 더불어 마음을 졸여가며 촬영에 임했다. ‘촬영을 하며 가장 힘들었던 적’을 물었더니, 이내 큰 두 눈망울에 눈물이 맺혔다.

“사실 이번이 가장 힘든 시기였어요. 내가 하는 게 맞는지, 잘 하고 있는지 조마조마 했었어요. 다른 배우들보다 뒤늦게 출발한데다가 적은 분량이었기 때문에 기회가 적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아마 저 혼자서 자신 없어하고 조급해했던 것 같아요. 그때 정석 오빠가 옆에서 계속 ‘네가 하고 있는 게 맞다. 잘하고 있다’고 말해줬어요. 또 시청자들에게 생각하지도 못했던 좋은 반응들이 나와서 깜짝 놀랐어요. ‘이런 이야기를 들을 만큼 하지 않았는데’라고 생각할 정도였으니까요. 많은 분들이 ‘재신 공주님’ 할 때마다 정말 눈물 나게 고마웠어요.”

“눈물이 많은 편이냐”는 질문에 이윤지는 “그나마 많이 없어진 편이다. 예전에는 울기도 잘 울고 놀라기도 잘 놀란다.”며 쑥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 바른생활? 사실 조금은 고지식한 편

이윤지가 자신의 성격에 대해 말한 내용을 한마디로 일축하면 “은시경과 닮은 점이 많다”는 것이다. 오랜 배우 생활을 하면서 열애설과는 거리가 먼 그였기 때문에 그 말이 더욱 신뢰가 갔다.

“모든 일에 있어서 바르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만약에 ‘바르게 살고 싶냐, 자유롭게 살고 싶냐’는 선택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바른 쪽을 선택할거에요. 자유라는 것은 때로는 남에게 피해가 될 때도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 같아요. 그래도 열애설과 너무 무관했기 때문에 처음에 ‘내가 매력이 없나’라고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이내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요.”(웃음)

그는 현재 연기와 학업을 병행하고 있다. 앞서 여러 매체를 통해 촬영 대기 중에 그가 시험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열심히 하지 못할 것 같으면 아예 휴학을 한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공부를 할 수 있는 상황이면 최선을 다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그게 자기 관리라면 관리가 될 수도 있겠네요. 물론 연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다행히도 공부한 보람이 있었는지, 이윤지가 생각하기에 저번 시험은 “잘 본 것 같다”고 전했다.


# 배우의 길? 자연스럽게 꿈꿨다

이윤지는 욕심이 많은 배우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유독 이 배우는 하고 싶은 일도 많은 편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TV 속 인물들에게 제 자신을 대입시켜 보는 습관이 있었어요. 그때 이상하게 대입이 빨랐고 감정을 공유할 수 있었어요. 자연스러웠던 그 점이 배우가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계기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나운서가 하고 싶으면 아나운서 역을 하면 되고, 의사가 하고 싶으면 의사 역을 맡으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 점에 있어서 배우는 정말 최고의 직업인 것 같아요.”(웃음)

TV에서 먼저 선을 보인 그는 영화에 이어 공연무대에도 의욕을 보였다.

“TV가 더 익숙하고 편해요. 영화는 어떤 면에 있어서 도전적인 부분이고요. 공연도 너무 하고 싶어요. 주위에서 공연 제의를 받는 것을 보면 부러워요. 무대에서 살아있는 그 느낌이 정말 좋고 멋있는 일인 것 같아요. 어느 무대가 앞에 주어져도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저 정말 욕심 많아요! 원래 자기가 가진 욕심을 이루면서 살아가는 것이 인생의 또 다른 재미가 아닐까 생각해요.”

드라마 속 이재신이 다양한 색깔을 지닌 개성 강한 캐릭터라면, 이윤지 또한 그러했다.

이번 작품에서 너무 많이 울었던 탓일까. 그가 다음 작품에서 해보고 싶은 역할은 ‘유쾌한 캐릭터’다. “재미있는 사람들과 놀아보고 싶다”던 그의 바람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 20대 지나가기 전 여행 하고파

올해 마지막 20대를 보내고 있는 그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바로 ‘유럽여행’이다. 유럽여행은 현재 그의 생활에서 실현 불가능 하더라도, 잠시 꿈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줬다.

“낯선 곳에서 이윤지, 배우, 학생, 딸, 친구 등 그저 한 여행자로 여행을 해보고 싶어요. 그렇게 여행을 하면 그동안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가보고 싶어요. 20대가 지나가버리기 전에요.”

이윤지가 꿈꾸는 여행도 이뤘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스크린과 브라운관 등을 통해 그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으면 바람이 더 컸다.

끝으로 그는 취재진에게 자신이 직접 디자인 한 텀블러를 선물했다. 이어 직접 고마움을 전하지 못했던 팬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인사를 전했다.

“이번에는 제가 팬들과 시청자들이 만들어 준 두텁고 든든한 벽 안에서 마음껏 놀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제까지 해왔던 작품 중에 가장 크게 느꼈고, 이재신을 제가 표현할 수 있는 공주로 봐주신 점, 은시경-이재신 러브라인을 저희보다 더 디테일하게 봐주신 것 감사드려요. 앞으로 기대를 부탁드리는 것 보다 한때 ‘이재신이라는 공주를 연기했던 이윤지라는 배우가 있었더라’하는 정도로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 스크린, 브라운관, 무대 위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활약을 펼칠 이윤지의 모습에 저절로 기대가 모아진다.

조정원 이슈팀기자 chojw00@ 사진 송재원 기자 su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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