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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총장도 농촌 출신…농촌학생에 큰 세상 선물”
뉴스종합| 2012-06-05 11:40
7년째 초등학생 풍납캠프 입소
지역 농협조합과 함께 전액 지원



“농촌지역 학생이라 영어를 잘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농촌 출신이지만 어린시절 집 인근 비료공장으로 파견온 외국인들로부터 영어를 배우고 세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이 글로벌 지도자로 성장한 계기가 됐습니다.”

지난 4일 전국 농촌지역 초등학생 310명이 4박5일 일정으로 입소한 서울영어마을 풍납캠프에서 뜻밖의 인물이 어린이들을 맞았다. 그는 바로 서울강동농협의 박성직 조합장으로 능숙한 말솜씨로 들뜬 아이들을 집중시켰다.

박 조합장은 지난 2007년부터 7년째 농촌 어린이들의 영어캠프 참가를 지원하고 있다. 서울 강동농협은 학생 한 명당 12만원이 드는 이번 캠프에 참여하는 학생 310명 전원의 비용 50%(6만원)를 지원했다. 나머지 6만원은 학생이 속한 지역의 농촌 조합에서 각각 부담했다.

농민을 대변하는 농협이, 그것도 도시농협조합장이 농촌어린이들의 영어교육에 발벗고 나선 이유가 뭘까. 

박성직(왼쪽) 강동농협 조합장이 남궁원 헤럴드미디어 명예회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고 있다.

박성직 조합장은 “상대적으로 영어학습 기회가 적은 농촌 어린이들에게 영어교육과 영어권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며 “기회가 적은 농촌아이들에게 이와 같은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강동농협은 전체 수익의 20%가량을 조합원과 조합원 가족을 위한 복지사업에 쓰고 있다.

박 조합장은 “1982년 직장 생활 당시 한 장학사업에 선발돼 미국 연수를 다녀온 적이 있는데 영어를 모르고 가서 엄청나게 고생해 영어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게 됐다”며 “이 때문에 다양한 복지사업 중 조합원 자녀들의 영어교육지원에 큰 관심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박 조합장은 “수년 전 캠프에 다녀갔던 아이들이 ‘당시 4박5일이 잊혀지지 않는다. 너무 재밌고 행복했다’는 편지를 보내 올 때마다 뿌듯함을 느낀다”며 “짧은 기간이지만 아이들이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고 자신감을 얻어가는 모습을 볼 때 ‘내가 잘하고 있구나’란 생각을 하게 된다”고 했다.

<황혜진 기자>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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