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어린이 영어교육 도우미 박성직 서울강동농협조합장
지역 농협조합과 함께 전액 지원
“농촌지역 학생이라 영어를 잘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농촌 출신이지만 어린시절 집 인근 비료공장으로 파견온 외국인들로부터 영어를 배우고 세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이 글로벌 지도자로 성장한 계기가 됐습니다.”
지난 4일 전국 농촌지역 초등학생 310명이 4박5일 일정으로 입소한 서울영어마을 풍납캠프에서 뜻밖의 인물이 어린이들을 맞았다. 그는 바로 서울강동농협의 박성직 조합장으로 능숙한 말솜씨로 들뜬 아이들을 집중시켰다.
박 조합장은 지난 2007년부터 7년째 농촌 어린이들의 영어캠프 참가를 지원하고 있다. 서울 강동농협은 학생 한 명당 12만원이 드는 이번 캠프에 참여하는 학생 310명 전원의 비용 50%(6만원)를 지원했다. 나머지 6만원은 학생이 속한 지역의 농촌 조합에서 각각 부담했다.
농민을 대변하는 농협이, 그것도 도시농협조합장이 농촌어린이들의 영어교육에 발벗고 나선 이유가 뭘까.
박성직(왼쪽) 강동농협 조합장이 남궁원 헤럴드미디어 명예회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고 있다. |
박성직 조합장은 “상대적으로 영어학습 기회가 적은 농촌 어린이들에게 영어교육과 영어권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며 “기회가 적은 농촌아이들에게 이와 같은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강동농협은 전체 수익의 20%가량을 조합원과 조합원 가족을 위한 복지사업에 쓰고 있다.
박 조합장은 “1982년 직장 생활 당시 한 장학사업에 선발돼 미국 연수를 다녀온 적이 있는데 영어를 모르고 가서 엄청나게 고생해 영어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게 됐다”며 “이 때문에 다양한 복지사업 중 조합원 자녀들의 영어교육지원에 큰 관심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박 조합장은 “수년 전 캠프에 다녀갔던 아이들이 ‘당시 4박5일이 잊혀지지 않는다. 너무 재밌고 행복했다’는 편지를 보내 올 때마다 뿌듯함을 느낀다”며 “짧은 기간이지만 아이들이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고 자신감을 얻어가는 모습을 볼 때 ‘내가 잘하고 있구나’란 생각을 하게 된다”고 했다.
<황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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