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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교로 남자 다루는 것보단 선머슴이 잘 맞아”
엔터테인먼트| 2012-06-05 09:39
여성적 이미지에서 180도 변신…실제로도 털털한 성격
배우 11년차 ‘황금물고기’빼고 주목 못받았지만 한단계씩 성장
수줍음 많은 성격이 연기하면서 긍정적이고 자신감 있게 변해


국민 드라마로 부상한 KBS 주말극 ‘넝쿨째 굴어온 당신’에서 둘째딸 방이숙을 연기하는 조윤희(29)를 만났다. 키가 크고 짧은 커트머리가 잘 어울린다고 했더니 “키는 170㎝, 헤어스타일은 기존의 이미지랑 180도 다른 스타일로 만들려는 시도였다”면서 “생각보다 반응이 좋다. 긴 머리를 찰랑거리는 여성적인 역할만 하다 보이시한 스타일로 나왔더니, 신인배우인 줄 알았다는 사람도 있다”고 전해줬다.

방이숙은 초반에는 선머슴 같은 외모에, 강한 ‘개념녀’의 모습이 부각됐다. 올케 차윤희가 대학 시절 가르쳤던 천재용(이희준)을 만나는 것을 보고 바람을 피우는 것으로 오인해 이를 따져묻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가족 중 유일하게 차윤희 편이 될 수 있는 인물이다.

“초반 캐릭터를 보여주기 위해 기가 센 성격을 강하게 표현한 것 같다. 사실 방이숙은 순수한 캐릭터다. 천재용이 사랑할 수밖에 없고, 보호해주고 싶어 하는 여자다. 천재용도 여자가 좋아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다.”

보이시한 역할을 해보고 싶었던 조윤희는 처음 시놉시스를 보고 연기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요즘 방이숙-천재용 커플은 극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처음엔 별로 분량이 많지 않았지만, 반응이 좋게 나오자 비중이 제법 늘어났다. 두 사람은 드라마에서 아직 연애 단계에도 들어가지 못했지만, 감자칩 과자 같은 커플 CF가 들어오기도 했다. 박지은 작가도 두 사람이 사귀어 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희준 오빠는 사람이 너무 좋다. 다른 사람들과 친해지는 데 시간이 걸리는 편인데, 희준 오빠와는 빨리 친해졌다. 오빠는 애드립을 작가가 써준 대사처럼 잘 구사한다. 시청자에게 커플로 사랑받아 좋다.”

보이시한 캐릭터를 하고 싶었다는 조윤희는 처음 시놉시스를 보고 곧바로 PD와 미팅을 가졌다. 하지만 PD는 조윤희의 외모가 너무 여성적이라 고민을 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PD와 조윤희의 선택은 성공한 셈이다.

“실제 성격도 이숙이에 가깝다. 집에서도 털털한 모습이다. 말숙이처럼 잘 놀러다니고 꾸미는 스타일이 아니다. 이숙처럼 청바지에 화장 안 하고 꾸미는 것을 귀찮아한다. 그래서 이숙이 역을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만약 남자를 잘 다루는 애교 있는 역할이었다면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조윤희는 11년차 배우다. 차갑고 새침데기 같으면서 청순함도 묻어 있는 그런 이미지였다. 하지만 조금씩 성장하다 보니 캐릭터도 ‘황금물고기’를 빼고는 거의 묻혀버렸다. 조윤희는 “원래 사람 앞에 잘 나서지 못하고 사람도 소수만 사귀는데, 배우를 하면서 긍정적이고 밝고 자유로운 성격으로 변했고 자신감도 생겼다”고 털어놨다.

조윤희는 ‘넝굴당’에 빠져 산다. 박지은 작가의 대사가 너무 재미있다는 것이다. 조윤희는 “캐릭터 하나 하나를 너무 매력적으로 만들어준다. 소소한 유머도 있고, 아이디어가 기발하다”면서 “기도 세면서 현명한 여자이자 똑똑하고 센스 있는 여자인 차윤희가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을 너무 잘 그린다. 녹화장에서 어른들이 박 작가는 천재라고 칭찬하신다”고 전했다.


“그동안 어두운 불륜이나 복수극들이 너무 많았다. 이런 드라마는 보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하지만 ‘넝굴당’을 보면 재미와 감동이 생기고 부담 없이 볼 수 있어 좋아해주는 것 같다. 촬영장 분위기도 너무 좋다.”

조윤희는 2010년부터 유기견 봉사활동을 벌여오고 있다. 동물을 좋아하다 보니 남자친구를 만날 시간도 없었다. 볼품없는 동물도 사랑을 주면 표정부터 달라지는 걸 보면서 이 일에 대한 보람을 느끼고 있다.

인터뷰 말미에 3살 연상의 이희준 같은 남자는 어떻냐고 하자 “모난 것 없고 둥굴둥글하고 매력 많은 오빠다”면서 “하지만 현재로서는 드라마상에서만 희준 오빠와 결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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