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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고금리는 ‘그림의 떡’…10명 중 2명만 4%이상 금리 혜택
뉴스종합| 2012-06-05 09:35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시중은행들이 앞다퉈 고금리 예금상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실제로 혜택을 받는 고객은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고금리를 받을 수 있는 우대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롭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5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시중은행에서 신규로 정기예금에 가입한 고객 중 4.0% 이상 고금리를 받은 예금자는 20.8%에 불과했다. 6.0% 이상 금리를 받은 고객은 전무했고, 5%대(5.0~6.0% 미만) 예금자는 0.1%에 그쳤다.

반면 4.0% 미만 금리를 받은 예금자는 79.2%에 달했다. 신규 정기예금자 10명 중 8명이 저금리를 받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3%대(3.0~4.0% 미만) 예금자는 사상 최고 수준인 72.5%로 집계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당시 5%대 예금자는 50%에 육박했고, 6% 이상 금리를 받는 고객도 33.3%나 됐다. 금리 수준별 예금자 비중이 바뀐 것은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이어진 글로벌 저금리 기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1개월째 동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때문에 지금은 4% 이상이면 고금리다.

문제는 시중은행권의 고금리 예금 판촉에도 불구하고 혜택을 받는 고객 수는 점점 줄고 있다는 것이다. 금리 수준별 예금자 비중을 보면 4%대 예금자는 올해 초보다 8%포인트 가까이 줄었다. 이는 기본금리에 추가로 금리를 얹어주는 우대금리와 관련이 깊다.

우대금리를 얻기 위해서는 ▷급여통장 개설 ▷예ㆍ적금상품 추가 가입 ▷청약저축 신규 가입 ▷관리비ㆍ통신비 등 1건 이상 자동이체 ▷은행 계열 신용(체크)카드 연간 결제금액 상향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은행들이 예금 유치를 위해 서민을 상대로 ‘낚시질’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 금융전문가는 “은행권이 요란하게 내놓은 4%대 고금리 혜택은 일부 고객층만 누리고 있다”면서 “우대금리 조건을 보면 금융자산이 없는 서민층은 혜택을 받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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