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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선 이하에도 ‘스마트머니’ 안 움직였다…“아직 바닥 아냐”
뉴스종합| 2012-06-05 10:40
[헤럴드경제=안상미 기자]뉴스보다도 빨리 움직인다는 ‘스마트머니’가 주춤하다.

시장이 공포에 휩싸였을 때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은 대규모로 자금을 집행하면서 우량주식을 싼 가격에 사들이고, 시장 심리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해왔다. 이들의 매수세가 적극 유입되는 시점은 곧 바닥이기도 했다. ‘스마트머니’라고 불리는 이유다.
급락장에서 대규모로 자금을 집행하던 이전과 달리 이번엔 좀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국내 증시가 싼 수준인 것은 맞지만 아직 바닥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코스피지수가 본격적으로 미끄러지기 시작한 지난달 30일 이후 나흘간 투신과 연기금은 각각 1417억원, 233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유로존을 넘어 미국과 중국에서 나쁜 지표들이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김영일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이전까지는 유럽 상황은 불안해도 미국과 중국만 잘 버텨준다면 시장은 제자리를 찾을 것이란 인식이 있었지만 지금은 달라졌다”며 “글로벌 정책 공조가 가시화되기 전에는 지수가 반등하더라도 다시 매물이 나오는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직원공제회는 이번 하락장에서 자금을 집행하지 않았다. 교직원공제회는 국민연금을 제외하고는 기금 운용 규모가 가장 많은 곳이다. 전일 일부 낙폭과대주를 사들이긴 했지만 의미있는 규모라고는 볼 수 없다.
고재택 교직원공제회 주식운용팀 차장은 “지금은 바닥이 어디인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변동성이 큰 장세”라며 “유로존에서 책임있는 일관된 발언이 나오기 전까지는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사학연금은 최근 하락장에서 일부 주식 비중을 높이기 시작했다.
이윤규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은 “일단 6월은 지나야 시장의 방향성이 잡힐 것으로 보지만 지금부터 일부 사들이고 있다”면서도 “서두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보수적으로 대응하기는 자문사들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자문사들이 주식비중을 줄인 상태다. 컴퍼스투자자문은 운용자금에서 주식비중을 최근 70%선까지 낮춰놨다.
우경정 컴퍼스투자자문 대표는 “지난해 8월 유럽 재정 우려가 부각되던 시기에 코스피 지수가 1700선이 깨졌던 만큼 일단 하단은 1700선까지 열어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엔 유동성 공급이 시작되더라도 경기 진작 효과가 있을 것인가에 대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수 자체만 놓고 보면 ‘싸다’는 데는 모두 동의했다. 현재 국내 증시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 안팎이다.
업종보다는 낙폭과대주 위주로 접근하라는 조언이다.

김영일 본부장은 “상황이 불안하다고 해서 경기방어주로 가는 것도 바람직한 접근은 아니라고 본다”며 “낙폭과대주를 중심으로 매출이 꾸준히 유지되는 IT와 자동차가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hu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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