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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株, 그녀를 놀래키다
뉴스종합| 2012-06-07 11:48
LVMH 1년새 3.48%·리치먼드 5.84% 하락
럭셔리펀드 1개월 평균 수익률 -7.11%

유럽재정 위기 우려로 투자 심리 위축
전문가들“변동성 높을땐 투자 부적절”
불황엔 소비재·헬스케어펀드에 관심을


불황에도 끄떡없을 줄 알았던 명품이 흔들리고 있다.

영국 런던의 세계적인 보석상 그라프다이아몬드는 이달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하려던 계획을 연기했다.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요 예측 결과가 원래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아시아 내수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1년 전 샘소나이트, 프라다 등이 줄줄이 홍콩증시 상장에 나섰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글로벌 명품주가 부진의 늪에 빠지자 국내에서 판매되는 럭셔리펀드도 마이너스 수익률이라는 굴욕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명품주들이 경기 민감도가 높아 단기 내에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럭셔리펀드 마이너스 수익률= 올해 증시 침체에도 승승장구하던 럭셔리펀드마저 최근 하락세로 돌아섰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럭셔리펀드의 1주일 평균 수익률은 -0.16%였다. 국내주식형 펀드(0.48%), 해외주식형 펀드(0.4%)에 비하면 저조한 성적이다. 럭셔리펀드의 1개월, 3개월 평균 수익률도 -7.11%, -4.21%에 불과하다.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자A’ 펀드가 1개월 수익률 기준 -5.73%로 가장 양호했고,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가 -7.05%로 뒤를 이었다. ‘우리글로벌럭셔리(Global Luxury)’ ‘한국투자럭셔리’ 펀드는 각각 -7.14%, -8.81%를 기록했다. 올해 2월 기준 해당 펀드의 편입 종목을 살펴보면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자A’의 경우 LVMH(9.5%)의 비중이 가장 높고, 리치먼드(8.96%), 스와치(7.71%), 크리스찬디올(7.30%), 나이키(6.82%) 등의 순이다.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는 애플(10.61%)을 가장 많이 담았고, 구글(6.56%), 리치먼드(6.53%), LVMH(6.42%), 폴크스바겐(6.14%) 등의 비중이 높았다.

▶글로벌 명품주도 지지부진= 실제 글로벌 증시에서 글로벌 명품주들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파리증시에 상장된 LVMH의 주가는 1년 새 3.48% 떨어졌다. LVMH는 루이비통, 펜디 등 60여개 명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명품 그룹이다.

스위스 증시에 상장된 고급 시계 및 보석 브랜드 리치먼드도 같은 기간 5.84% 하락했다. 반면 영국의 대표적인 명품 브랜드 버버리는 1.86% 올랐다.

지난달 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시아의 성장 둔화로 유럽 명품 업체들이 타격을 입고 있다며 버버리, 리치먼드, 에르메스 등 명품 회사의 아시아 매출이 예년에 비해 줄었다고 밝혔다.

매출이 감소한 데에는 아시아 부자들이 유럽에 여행 가 현지에서 직접 명품을 구매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유로 약세 효과 등으로 자국보다 유럽에서 사는 것이 훨씬 싸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시아인들이 여전히 명품 업계의 ‘큰손’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컨설팅회사 니브캐피털(Neev Capital)의 라울 샤르마 상무는 “유럽 회사들은 아시아 지역에서 사업을 계속 확대해나갈 것”이라며 “아시아 소비자들이 유럽인에 비해 경기 사이클에 덜 민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명품주에 투자하는 것은 변동성이 높은 요즘 같은 시기에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정은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불황이라도 최상위층은 소비를 유지할 것이고, 중국 등 아시아 내수 소비 확대의 수혜는 분명히 명품주들이 가져가겠지만 단기적으로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명품 기업의 실적이 크게 꺾이지 않더라도 투자자들이 매도할 때는 경기 민감도가 높은 종목부터 먼저 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럭셔리펀드에 투자하더라도 급락을 이용해 자산의 극히 일부분을 분산해 넣는 것이 좋다”며 “불황기에는 어쩔 수 없이 소비해야 하는 소비재(컨슈머) 관련 펀드나 헬스케어펀드 등이 상대적으로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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