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국내 기관이 최근 하락장에서 외국인 매물을 소화해내며 오랜만에 증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어 주목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지난달 2일부터 총 4조6711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국내 기관은 이 기간동안 1조966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외국인이 쏟아낸 우량주를 받아내는 모양새다.

특히 코스피가 7거래일만에 소폭 반등에 성공한 지난달 17일(1845.24)부터 이달 5일까지 기관은 1조3000억원 가량을 사들였다. 국내 펀드멘탈과 무관한 해외발 악재로 외국인이 경기민감주를 중심으로 줄곧 ‘팔자’에 나선 반면 기관은 하락장에서 유리한 종목을 골라서 매수하는 패턴을 보인 것.

전문가들은 그간 하락장에서 기관의 수익률이 선방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관이 사들이는 경기방어주나 낙폭과대주를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실제로 신영증권 분석에 따르면, 5월 한 달간 기관 매수강도가 높게 나타났던 업종이 주가수익률 또한 높았다.

최근 약세장에서 기관이 가장 선호하는 종목은 경기방어주다.지난달 17일이후 기관 매수 상위 종목에는 삼성생명(032830), KB금융, 삼성화재 등 금융주가 있다. 금융주는 전체 업종보다는 부문별 탑픽(최우선선호주) 중심의 전략이 추천된다.

또 한국전력, NHN, KT, CJ제일제당(097950) 등 내수주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특히, 한전은 최근 국제 에너지가격의 하락과 함께 요금인상 가능성도 커지고 있어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중이다.

실적주 위주의 접근도 유효하다. 안갯속 증시가 지속되면서 실적 가시성이 높은 종목은 투자 우선순위로 꼽힌다. 기관 매수액 기준으로 삼성전자(005930)가 1위를 차지했고 현대차, 현대글로비스도 상위권에 있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6월은 2분기가 마무리되는 시기인 만큼 월말로 갈수록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질 것”이라며 “2분기 실적 모멘텀이 여전한 IT와 자동차 업종에 꾸준히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모바일 수요 성장 속에 하락장에서도 목표주가 상향 의견이 나올 정도로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자동차 또한 해외판매 호조를 바탕으로 상승세다.

낙폭과대주나 소외주 가운데 기관이 어떤 종목을 매수하는지도 눈여겨 볼 때다. 윤소정 신영증권 연구원은 “5월 기관 매수가 전기가스, 섬유의복, 통신업, 보험업 등의 경기방어 업종을 위주로 매수흐름을 보였다면 5월 후반을 기점으로 기존 장기 소외주로의 매수 확대가 관찰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 기간 동안 기관은 화학업종의 대표주자인 LG화학을 두번째로 많이 순매수했고 삼성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현대중공업 같은 건설주에도 매수 우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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