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CEO≠보스’..美기업들 권력 분화형으로 간다
뉴스종합| 2012-06-08 10:30
[헤럴드 경제=김영화 기자]미국에서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회장직을 분리하는 권력분화형 기업들이 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 ‘CEO=보스(boss)’이던 시대는 지났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기업 임원 채용업체 스펜서스튜어트에 따르면 미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편입 기업 중 독립적인 외부인사를 회장직에 앉힌 비중은 지난해 기준 20%를 넘어 지난 2007년 당시의 12%보다 상승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지난 4월 19일 레이몬드 맥다니엘 CEO의 회장직을 박탈한 것이 가장 최근 사례다. 신임 헨리 맥키넬 회장은 화이자 제약에서 CEO까지 지냈으며, 대형 신용평가사의 이사로도 활동해온 인물이다. 무디스측은 “주주들의 견해를 존중한 조치”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주주들의 집단 행동이 활기를 띠고 있어 미 기업들의 이런 움직임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WSJ는 전망했다. 실제 지난달엔 대형 에너지기업 셈프라에너지와 오하이오주 2위은행 키코프, 의료서비스사 킨드레드 헬스케어 등이 주주총회에서 회장직 독립안을 통과시켰다.

올 들어 통신업체 AT&T처럼 이와 유사한 안건이 주주총회에서 과반에 약간 못미쳐 부결된 사례도 많다고 WSJ는 전했다. 미 기업들의 이런 움직임은 경영권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그간 CEO의 회장 겸직은 이사회에 대한 CEO의 ‘입김’을 막지 못해 회계 비리와 은행 위기의 한 원인으로 지적돼왔다.

다만 주주총회에서 안건이 통과된다고 해서 이것이 기업에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무디스도 일년전 주주들이 관련 안건에 56.6%의 찬성표를 던졌으나 사측은 즉각적인 조치에 나서지 않았다. 그러자 영국 헤르메스연금운용의 자회사 헤르메스에쿼티오너십서비스 등이 사측을 압박해 입장 변화를 이끌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예일대 매니지먼트 스쿨의 기업 지배구조 관련 밀스테인센터는 “주주들의 결정이 이사회를 압박해 회장과 CEO직의 분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bettykim@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