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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창업주가 심은 소나무…90년 지난 지금도 한결같이 푸르러
뉴스종합| 2012-06-08 11:13
[경남 진주=류정일 기자] 경남 진주시에서 차로 20여분을 달리면 닿을 수 있는 지수초등학교. 학교 교정에는 이곳 교목(校木)인 소나무 한 그루를 볼 수 있다. 마치 한 뿌리에서 난 것 같은 모양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바로 옆에 심은 두 그루가 하나로 합쳐져 2층 교사(校舍)를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큰 키에 청명한 자태를 자랑한다.

재벌 소나무, 소위 ‘재벌송(財閥松)’으로 불리는 교정의 이 소나무는 90년 전인 1922년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과 LG그룹 창업회장인 연암 구인회가 함께 심었다고 한다. 1907년생으로 이곳 토박이인 연암은 학교 앞 작은 신작로 너머에 생가가 있어 걸어서 5분이면 족히 교실까지 닿을 수 있었다. 연암은 한학(漢學)을 배우다가 1921년 2학년에 편입해 1924년까지 다녔고, 집이 의령이고 연암보다 3살 어린 호암은 1922년 6개월간 지수초등학교를 다녔다.

1957년 양가는 혼사(연암의 삼남 구자학 아워홈 회장과 호암의 차녀 이숙희 씨)로 사돈까지 맺었지만 후일 전자사업에서 경쟁하면서 애증의 관계를 이어갔다.
경남 진주시 지수초등학교의‘ 재벌송’

호암과 연암, 두 창업주는 최근 미국 소비자가전협회(CEA) ‘명예의 전당’에 나란히 헌액됐다. 한국전쟁 이후 산업의 불모지에서 창조력, 결단력, 끈기 그리고 강력한 리더십으로 한국의 전자산업을 개척한 선구자로서 기여한 공로를 인정한 것이다.

ry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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