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12년만에 TV도전 장동건, 과연 성공한 것인가?
엔터테인먼트| 2012-06-10 23:23
SBS 주말특별기획 ‘신사의 품격’(극본 김은숙, 연출 신우철)은 장동건이 핵심축이다.

그도 그럴 것이 12년만에 안방극장에 등장했으니 얼마나 ‘귀하신 몸’이겠는가? 그 역시 아마 단단히 마음을 먹고 나왔을 것이다.

제작사는 물론 홍보사도 그를 중심으로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드라마 성패에 대한 책임도 그가 져야할 상황이다.

그런데 같은 시간대 SBS에서는 이범수 송승헌 김재중 등을 앞세운 ‘닥터진’을 출격시켰다. 만만찮다. 출연자들도 출연자들이지만 각본이 매우 좋다. 느긋한 마음으로 연기에 전렴하려던 장동건도 살짝 긴장하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초반부터 이들 두 드라마는 치열한 각축전을 펼치고 있다. 예상을 빗나간 주말 드라마 대전 형국에 다소 당황했지만 그래도 장동건은 ‘신사의 품격’을 잘 추스르며 이끌어가고 있다. ‘신사의 품격’의 선전에 장동건의 힘이 절대적인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동안 우수에 깃든 멋진 장동건, 혹은 정극 연기에만 등장하던 장동건이 과감히 연기변신, 가끔은 우습게, 또 가끔은 어설프게 자신을 표현하고 있다. 극중 서희수로 등장하는 김하늘과 호흡을 맞춘 장동건은 카리스마 있는 멋진 남자지만 어딘지 모르게 허점이 있다. 자신의 여자를 위해서는 애지중지하던 차 ‘배티’를 과감히 앞차와 부딛치는 다소 엉뚱한 남자이기도 하고 그 여자를 위해 직접 신발을 선물하기도 한다. 홍보로 화제가 된 ’벗꽃 키스’도 그가 먼저 시도한다.



이는 장동건이 ‘버추얼 리얼리티’(Virtual-realityㆍ가상의 현실)에서 ‘비주얼 리얼리티’(Visual-reality)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비주얼 리얼리티’란 ‘보고 있는 것이 곧 현실’이라는 뜻으로 팬들이 아주 가까이에서 스타들을 접할 수 있음을 뜻한다.

그동안 일반대중의 눈에 투영된 장동건은 백마타고 온 왕자나 멋진 대통령 등 ‘가상 현실의 남자’였다.

그래서 영화나 TV속 장동건은 일반인들이 감히 접근할 수 없는 동경의 캐릭터였다. 한마디로 ‘가상의 현실’,즉 ‘버추얼 리얼리티’가 장동건 주변에 맴돌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팬들은 항상 아쉬웠다. 그냥 멋지고 화려한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즐거워 하면서도 ‘2% 부족함’을 느끼곤 했다.

그러던중 이번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그는 살짝 무너지기도 하고, 살짝 엉뚱한 행동을 해보기도 했다. 당연히 팬들은 그의 친근함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TV 예능쪽이 ‘무한도전’ 등 리얼리티 쪽으로 급격히 경도되듯이 팬들도 장동건의 이같은 인간됨에 큰 점수를 준다.

‘신사의 품격’은 장동건을 대중과 함께 호흡하게 함으로써 서로의 진면목을 인정하고 가슴으로 느끼게 하는 ‘신뢰회복의 프로그램’이 됐다.

또 팬들과 장동건은 밀접하게 접촉함으로써 ‘가까우니까 서로 통한다’는 ‘크러스터 커스터머’(Crust-Customer)라는 마케팅기법과 그 맥이 통한다. 2% 부족한 부문을 채움으로써 결국은 ‘현실 그대로가 가장 인정받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된 것이다.

장동건은 이전에도 모CF를 통해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준 바 있다.

당시 장동건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은 팬들에게 큰 공감을 줬다. 항상 대중과는 거리가 먼 왕자와도 같은 스타 장동건이 꽃미남 후배들의 등장에 고민하고, 결혼 등 개인 대소사에 신경쓰는 모습이 CF를 통해 방송되자 대중들은 장동건을 그냥 스타가 아닌 ‘인간미 어린 스타’로 보기 시작한 것이다.

장동건은 이 드라마를 통해 누구보다도 대중들과의 거리를 좁혀가는 방법을 이해하고 있는 듯 하다. ‘대중과 가까워야 통한다’는 보편적인 진리를 몸소 채득한 것이다. 그속에는 ‘동질감’이라는 코드가 숨어있고 팬들은 ‘보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비주얼 리얼리티’를 생생히 즐길수 있었다.

장동건의 새로운 도전은 대중(고객)과 연예인(상품)은 함께 호흡하는 것이지 동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아주 평범한 논리를 보여준 사례다. 그래서 이 드라마 ‘신사의 품격’이 팬들의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다.

황용희 이슈팀기자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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