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더위보다 더 뜨거운 얼음전쟁
선발주자 이점 살려 마케팅 강화
온수 기능·부피 축소 등 업그레이드
신제품으로 맞불 웅진코웨이
제빙·자동 살균기능 국내 첫 도입
내부청소 가능 위생문제도 해결
여름철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얼음정수기 경쟁이 본격화됐다.
이 분야는 정수기시장 50% 이상을 점유한 압도적 1위 웅진코웨이가 거꾸로 청호나이스에 도전하는 모양새다. 청호의 정수기 점유율은 20% 선으로 만년 2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얼음정수기만큼은 청호가 전체 95% 이상을 점유, 독보적인 1위다.
이 시장은 청호가 지난 2003년부터 새로 개척한 분야. 10년간 꾸준히 시장을 늘려온 결과 전체 정수기의 15%(2000억원)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코웨이는 지난 2009년 뒤늦게 이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아직 이렇다 할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얼음정수기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냉장고 얼음에 비해 위생적인 데다 자동으로 풍부한 얼음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청호의 정수기 판매량을 통해 알 수 있다. 2009년 이전까지 얼음정수기는 청호 정수기 판매량의 30~40% 선에 불과했으나 그 이후에는 50%를 넘어섰다. 현재는 55%에 이를 정도다.
청호나이스 ‘쁘띠’, 코웨이 ‘스스로 살균 카운터톱 얼음정수기’ |
청호는 선발주자의 이점을 살려 지난 4월 이과수 얼음정수기 신제품 ‘쁘띠’를 내놓고 마케팅을 강화하는 중. 지난해 출시한 얼음정수기 ‘미니’와 합쳐 1~5월 9만여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정도 늘어난 수치다. 이달 들어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됨에 따라 얼음정수기 판매량은 전년보다 30%까지 늘어날 것으로 청호 측은 내다봤다.
코웨이도 기능을 혁신한 제품 ‘스스로 살균 카운터톱 얼음정수기’를 8일 출시, 맞불을 놨다. 싱크대 위에 올릴 수 있는 카운터톱 크기의 정수기에 제빙기능과 자동 살균기능을 도입한 건 이 제품이 국내 처음이다. 자동살균기능을 선택할 경우 5일에 한 번씩 스스로 알아서 제품을 살균해준다.
코웨이 관계자는 “자동살균과 함께 얼음저장고 및 얼음배출구가 분리돼 내부 청소가 가능, 얼음의 위생문제를 해결했다”며 “이제부터 성장성이 높은 얼음정수기 시장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청호도 이미 대비책을 세워뒀다. 이 회사는 기존 얼음, 냉수기능만 되는 제품에 온수기능을 추가한 얼음정수기 신제품을 이달 중순 출시하며 격차 벌리기에 나설 계획이다. 코웨이의 제품전략에 대응하기 위해 지금의 ‘쁘띠’보다 크기를 20% 줄인 제품도 추가로 개발 중이다. 청호 측은 “경쟁사의 얼음정수기 신제품 출시에 맞춰 제품을 개발해놓고 있었다”며 “쁘띠와 미니, 신제품까지 다양한 라인업만으로도 경쟁력이 강화된다”고 밝혔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