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일반
주말마다 농촌으로 어촌으로 ‘지구 반바퀴’…소값폭락 등 소신있게 대처
뉴스종합| 2012-06-11 11:55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취임한 후 지난 1년은 초대형 난제들과 씨름한 시간들이었다. 때때로 위기의 순간이 있었지만 오랜 농정 경험과 특유의 뚝심으로 무난히 헤쳐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 장관이 지난해 취임한 직후 구제역 발생지역의 매몰지 곳곳에서 침출수가 농경지 등으로 유입되는 오염 문제가 발생했다. 올 들어선 소값이 폭락해 전국에서 한우 반납 시위에 나선 축산 농민들을 달래고 설득하는 작업을 벌여야 했다.

최대 고비는 지난 4월에 찾아왔다. 미국에서 비정형 BSE(소해면상뇌증ㆍ광우병)가 발생되면서 지난 2008년 촛불집회와 함께 확산된 광우병 파동이 재연될 조짐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 장관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론과 관련, 끝까지 물러서지 않았다. 청와대를 설득했고 정치권과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도 과학적 근거 없이 사실상 수입을 중단하는 조치를 할 수 없다는 주장으로 맞섰다. 이후 광우병 논란이 점차 사그라지자 결과적으로 서 장관의 선택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게 됐다.

제도 및 정책 측면에서 서 장관의 성과로는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농어업 분야 보완 대책 추가 ▷농협중앙회 사업구조 개편 ▷귀농ㆍ귀촌의 붐 조성 ▷수산업 선진화 및 해난 사고 예방을 위한 제도 개선 ▷농어업인 소득 안정 노력 등이 꼽힌다.

그러나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한ㆍ중 FTA에서 국내 농수산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완수해야 하고, 최근 농협의 신경 분리 이후 노조가 추진하는 파업 문제도 원만히 해결해야 한다.

서 장관은 취임 후 주말마다 릴레이 현장 방문을 벌여 총 121개 시ㆍ군 지역을 돌아다녔다. 이동거리(2만275㎞)만 지구 반 바퀴 정도가 된다고 한다. ‘농정은 현장’이란 소신으로 농어촌 현장에서 주민들과 살을 비빈 나날들이다. 서 장관은 세단 대신 기동성이 높은 승합차를 애용하고, 차 안에서 모자란 잠을 보충한다.

그는 가장 인상 깊었던 현장으로 김제 파프리카농장을 꼽는다. 서 장관은 “김제에 갔는데 농장 주인이 ‘장관님, 우리 농업도 희망이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브리핑을 하는데 눈물이 핑 돌면서 감동을 받았다”며 “만날 가는 곳마다 어렵다고 도와달라는데, 그렇게 어려운 중에도 소망을 잃지 않고 일하는 모습을 보니까 나도 희망을 갖고 농정에 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서경원 기자>
/gil@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