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균등+인재발굴이 미래 일등기업…신입채용 방식에 일대 혁신
[헤럴드경제=김영상ㆍ홍승완 기자]삼성이 13일 발표한 ‘함께하는 열린채용’은 기회균등 특별 채용을 확대해 신입사원 선발 방식에 일대 혁신을 도모했다는 평가다. 사상 처음으로 저소득층 대상을 특채하고, 대학서열에 따른 잘못된 관행을 뿌리 뽑고 지방대 대학생 채용 문을 넓힌 것이다.
삼성이 하반기 3급 신입사원 공채에서 저소득층 5%, 지방대생 35%를 뽑기로 한 것은 상징성이 크다. 이는 삼성이 앞으로 채용할 대졸사원 100명 중 저소득층이 5명, 지방대생이 35명을 차지한다는 뜻이다.
이는 서울 명문대나 집안이 좋아 상대적으로 취업문에 유리했던 기존 취직문화를 바로잡고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있는 젊은 인재들에게 삼성의 취업문을 넓혔다는 데 의미가 커 보인다.
▶불평등한 취업문화 없앤다=삼성 관계자는 “그동안 대기업 등 취업은 상대적으로 명문대 등에 유리했던 것이 사실인데, 이것에 대한 일종의 ‘타파’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가난 등의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학창시절부터 상대적으로 학습기회를 충분히 얻지 못했거나, 사회에 진출할 때 학력, 지역 등 원천적 불평등 때문에 불리한 경쟁을 하고 있는 계층에게 별도의 취업 기회를 제공하는 ‘함께가는 열린채용’을 실천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고졸채용, 장애인채용, 여성채용에 앞장서고 있는 삼성 채용문화에 ‘평등’이라는 코드를 이식한 것으로, 타 기업도 이같은 흐름을 접목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은 이로써 ‘열린채용’의 진화로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삼성은 지난 1995년 최초로 열린채용을 도입해 학력, 성별 등 사회전반의 관행적인 차별을 철폐하고 능력위주의 채용문화를 확산해 왔다. 이날 발표한 ‘기회균등 채용’은 열린채용을 보완하고 한단계 높은 인재개발 모델이라는 게 삼성 내부의 설명이다.
삼성이 지방대 학생들에게 문호를 좀더 개방한 것도 상징성이 크다. 대학 서열 관행에 피해가 컸던 능력있는 지방대 출신을 배려함으로써 지방대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 균형발전을 유도하는 효과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이와 관련해 지방 대학과 협력을 통해 별도로 학과를 설립하거나 학과 내에 특성 과정을 운영, 우수인재 양성과 함께 산학연계를 지속적으로 확대키로 했다.
▶꿈나무까지 보듬는다=삼성이 내놓은 ‘희망의 사다리’로 의미가 크다. 어렵지만 포부가 큰 중학생 대상으로 고등학교 진학을 지원하고, 나중에 삼성 인재로 뽑을 수 있는 장기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지난 3월부터 실시한 저소득층 중학생 대상의 방과후 학습 지원 프로그램인 ‘드림클래스’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 중 우수 인재의 고교 진학을 지원한다. 고교 장학제도 지원으로 학업을 잘 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일부 우수 학생은 삼성으로 채용하겠다는 것이다. 미래 꿈나무에 대한 육성은 물론 장기적으로 우수인재 육성과 관련한 사회공헌과 맥이 닿아있다는 점에서 성공 여부가 주목된다.
삼성 측은 “희망의 사다리 프로그램을 통해 어려운 환경에서도 꿈과 용기를 잃지 않고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는 데 앞장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저소득층 5% 채용과 지방대 출신 확대 등 앞선 채용문화는 분명히 업계 흐름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선진형 채용문화로 달리고 있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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