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1번지
이한구 “무노동 무임금 반드시 실천”…세비 15억 어디에 쓸까
뉴스종합| 2012-06-14 11:31
국회 공전일수·해당금액 산정
이달말까지 반납분 확정·통보
보훈단체 기부 가능성 커
민주는 “이벤트성 정치쇼” 평가절하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무노동 무임금’ 약속 이행을 강조했다. 일부 의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세비 반납을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20일 새누리당 의원들 통장으로 들어올 15억원은 고스란히 당으로 모일 전망이다.

이 원내대표는 14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무노동 무임금 약속을 반드시 실천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최소한 총선 공약 내용 이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새누리당이 당내 의원들의 반발을 의식, 국회 공전에 따른 세비 반납 약속을 뒤집을 것이라는 전망을 전면 부인한 것이다.

구체적인 이행 시점까지 제시했다. 이 원내대표는 “여러 가지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30일까지 계산을 확실하게 해서 이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무노동 무임금과 연관된 국회 공전 일수 산정과 해당 금액, 즉 국회의원 개개인이 반납해야 할 세비를 이달 말까지 확정ㆍ통보하겠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정치권에서는 6월 말까지 국회가 현 상태를 유지할 경우 시행 첫 달 새누리당 의원 150명이 반납해야 할 세비 총액은 약 15억원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국회의원에게 매달 지급되는 세비가 일반수당 646만원, 입법활동비 313만원 등 1000만 원 정도 되는 것을 감안한 수치다.
당내 경선 룰을 둘러싸고 연일 비박(非朴) 주자들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는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이한구(왼쪽) 원내대표에게 무슨 말을 들었는지, 표정이 어둡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황 대표는 당내 현안에 대한 언급은 피하고 가뭄 걱정을 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이렇게 모인 15억원은 국고 반납이 아닌, 보훈단체에 기부될 가능성이 높다. 현행 법률에 반납한 세비를 국고로 직접 흡수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세비 환수에는 의원들의 협조가 필요하며, 환수한 돈을 기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지난 연찬회에서는 “국회 공전에 따라 소속 의원 6월 세비를 보훈단체에 기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도 언급했다.

앞서 새누리당은 ‘무노동 무임금’을 총선 공약집에 기득권 포기 차원에서 약속한 바 있다. 이 공약집에 따르면 반납 세비는 국회 구성이 지연된 기간만큼, 예산안 통과가 늦어진 만큼, 구속이나 출석 정지 등의 기간만큼이다.

한편 이 같은 새누리당의 세비 반납 방침에 대해 민주당에서는 ‘정치 쇼’라고 평가 절하했다. 최근 개원 촉구 성명을 발표한 민주당 초선의원들은 “새누리당은 악화된 국민 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무노동 무임금’ ‘세비 반납’을 운운하며 면피용 국회 개혁을 주장하고 있다”며 “국회 개혁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이벤트성 정치 쇼가 아니라 국회부터 열고 국회개혁특위를 구성해서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새누리당이 세비 반납을 추진하더라도 민주당은 동참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정호 기자>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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